지난해 4분기 실적 놓고 증권가 반응 엇갈려
작년 4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SDI와 삼성전기에 대한 증권가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SDI는 29일 지난 4분기에 매출 2조1372억원, 영업이익 3161억원, 순이익 2178억원을 달성, 매출과 순이익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4분기 실적에 대해 LG투자증권은 삼성SDI의 4분기 실적이 시장의 기대를 충족했다며 해외법인의 브라운관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삼성전자 휴대폰 매출의 증가로 STN LCD 사업이 호조를 기록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구희진 연구원은 “그동안 삼성SDI 주가가 사상 최고치 행진을 벌였지만 당분간 실적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투증권 역시 삼성SDI의 분기 실적이 예상치를 상회하는 수준이고 연결 기준이나 본사 기준으로 모두 개선된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도원 연구원은 “현재의 영업 환경이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2분기까지 실적 모멘텀을 내는 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동원증권 역시 PDP쪽 마진이 크게 개선됐고 STN LCD에서 칼라쪽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파악된다며 올해 전체적으로 긍정적인 실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처럼 삼성SDI에 대한 증권사들의 반응이 우호적인 데 반해 삼성전기에 대한 평가는 다소 미흡하다는 쪽이 우세했다. 동양증권은 삼성전기의 4분기 매출이 전분기 대비 감소, 영업 이익이 흑자로 전환됐으나 실적 회복 정도는 기대치에 미달한 것으로 평가했다. 민후식 연구원은 “올해 삼성카드 관련 위험이 없어지고 지난 분기에 회복 기조가 확인된 것은 긍정적이지만 현재의 가치를 상향할만한 실적 회복이 이뤄질지는 두고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대우증권 역시 삼성전기의 4분기 실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으로 삼성전기에 대해 턴어라운드를 말하기는 이르다며 투자 의견 ‘중립’을 유지했고 대신증권도 삼성전기 영업 실적의 본격적 도약은 하반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매출액이 증가하지 못하고 수익이 나는 사업부가 PCB 사업부로 제한된다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교보증권 송민호 연구원은 올해 전방 산업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실적 개선폭은 과거 IT 경기 회복시 처럼 큰 폭으로 이뤄지기는 힘들것이라며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