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신성장 엔진사업 중 하나인 지능형홈사업 또는 디지털홈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가정이나 개인의 유선 또는 무선에 의한 초고속 접속 서비스의 한계를 뛰어넘어 홈내 유무선네트워크화와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원활한 연계성에 중점을 두는 것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통신 사업자가 중심이 돼 가전·솔루션·콘텐츠 개발 및 공급·방송·건설까지 망라된 총체적 사업을 이끌어 가는 모습이 된다.
다른 신성장 엔진과 달리 통신사업자는 단순한 네트워크 구축 즉 BcN 구축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융합된 제3의 서비스를 제공, 국민의 초고속 삶의 질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홈네트워크 구축 모델이 초미의 관심사인데 가전기기 연결은 물론 광대역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끊기지 않는 흐름을 보장하기 위해 효율적인 홈네트워크 구축이 필수다. 이는 곧 IP 주소자원의 문제로 귀결되는데 다양한 종류의 단말기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카테고리의 IP접속 서비스에 대한 지능적인 과금과 이에 따른 관리문제, 서비스의 공급 및 분배문제 등 핵심 이슈들이 복합적으로 존재하고 있다.
즉 제한된 IPv4주소체계로는 홈네트워크 사업의 원활한 추진이 사실상 어렵다. 산업계에서는 IPv6가 전면적으로 실현되기 전까지 IP 공유문제를 제기하면서 정부차원의 정책적 개선방안을 바라고 있다. 반면 통신사업자 또는 ISP 사업자는 IP주소를 하나의 경영자원 능력으로 생각, 공유문제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의사가 전혀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홈네트워크의 궁극적 목표는 가전기기, 또는 통신기기의 올(All) IP화의 실현이기 때문에 기존 IPv4 체계에 의한 IP공유 문제는 디지털홈 사업의 본격적이고 성공적인 전개를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될 수밖에 없다. 다시 말해 부분적인 IP화는 홈네트워크의 본질이 아니며 공유방식(NAT)은 ISP사업자의 사업존립 근거를 위협할 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불만을 증대시킬 수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IPv6 주소체계의 전면적인 실현이다. IPv6는 이미 기술 문제가 아니라 이행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ISP의 백본망이 IPv6패킷을 전송하는 것은 투자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지만 사용자 개개인의 단말기 및 호스트와 그에 내장된 프로그램이 바뀌게 되는 것은 투자로 해결될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더 나아가 사용자들이 네트워크를 설정하고 그 문제에 대해 진단하거나 응급조치를 취하는 일련의 형태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같은 실상을 고려하면 신성장 엔진 기반의 성공적 구축을 위해 다양한 시각에서 현실적 문제점을 조명해 볼 필요가 있다. 모든 원인을 IPv6가 전면적으로 실현할 때까지 미루는 것이 아니라 IPv4 주소자원을 보다 지능적이고 창의적으로 활용, ISP의 사업존립 근거를 침해하지 않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즐길 수 있는 올-IP환경을 구축토록 하는 것이다. 일단 올-IP환경이 되면 IPv4를 사용하더라도 IPv6로의 이행은 보다 확실해지고 빨라질 수 있다. 다행히 국내 업계에서 이와 관련된 새로운 시도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홈내의 공인 IP 호스트와 사설 IP호스트의 병존, 공인과 사설의 자유스러운 상호연동, 접속용도 관리 등, ‘지능형 접속서비스 체계’ 구현을 위한 핵심기술들이 세계 최초로 연구 및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 사람들이 개발해 놓은 인터넷 기술을 잘 사용하는 수준을 넘어서 우리가 정말 의미있는 새로운 기술로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기여하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마침 오는 2월에는 세계 인터넷 기술 커뮤니티의 총회인 IETF미팅이 서울에서 열린다. 디지털 홈의 완벽한 실현을 위한 ‘지능형 접속 서비스체계’를 자랑스럽게 세계 인터넷 커뮤니티에 내놓을 수 있는 그날에 우리는 네트워크 인터넷 강국에서 실질적인 인터넷 강국의 면모를 보여 줄 수 있을 것이다.
◆ 구본철 KT 경기남부망운용국장 koobc@k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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