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 & me]PC가 달라진다

 ‘나 PC 맞어?’

 직사각형 모양의 네모 반듯한 상자 속에 갇혀 있던 PC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제 겉모습이나 기능만을 갖고 ‘이 제품이 PC다’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버렸다. 수십년 간 입어온 화이트박스를 과감히 벗어 던지고 화려한 컬러로 옷을 갈아 입는가 하면 서랍형 모듈러에서부터 정육면체 큐브형, 나아가 가전 AV 시스템 못지 않은 빼어난 외모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마치 첨단 기술을 동원해 성형수술을 마치고 변신한 SF영화의 주인공처럼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앞에 다가서고 있다.

 PC의 외양만 변한 것이 아니다. 거실의 안방 마님인 TV의 기능을 흡수해 버린 데 이어 디지털TV, 5.1채널 이상의 입체 사운드를 구현하는 AV 기능도 기본적으로 제공한다. 더 나아가 외부에서 전화 한 통화만으로 PC에 연결해 집안의 모든 기기를 컨트롤하는 등 홈네트워크의 중추신경 역할까지 노리고 있다.

 최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2004 CES에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는 ‘언제 어디서든지 자신의 정보에 접근해서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심리스 컴퓨팅’ 개념을 제시했다. 그는 “우리는 집안 어느 곳에서도 원하는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가전 분야로의 적극적인 진출 의지를 밝혔다.

 사실 PC의 변신은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가깝다. 천편일률적인 사무나 게임 기능만으로 더 이상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젠 융합(디지털컨버전스)의 시대다. PC와 가전, 게임기 등의 경계는 이미 허물어진지 오래다. 모든 기기들이 네트워크를 통해 하나로 연결되면서 그 주도권을 잡기 위한 경쟁도 한층 가열되고 있다. 가전이나 휴대폰, 게임기 등에 밀려 홈네트워크의 주도권을 내준다면 PC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다.  

 PC는 프로세서의 처리능력이나 확장성, 네트워크 연계 측면에서는 여타 기기를 압도한다. 이 때문에 PC가 홈네트워크의 주도권을 거머쥘 개연성이 높다. 하지만 디지털기기의 치열한 생존 경쟁의 판도를 결정하는 것은 모두 소비자들의 판단에 달려 있다. 홈시어터 구성에서부터 홈네트워크를 구축하는 작업까지 소비자들이 무엇을 중심으로 선택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결정된다.

 생존을 위해 환골탈태를 계속하고 있는 PC의 변신이 어디까지 갈지 기대된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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