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기관장에 듣는다](1)서삼영 한국전산원장

 정부 산하기관은 때로는 정책 입안의 싱크 탱크로, 때로는 인재풀의 보고로 막강한 영향을 미친다. 이들은 탄탄한 연구개발력 및 고급두뇌를 앞세워 정부·산업계와 함께 IT한국 신화 창출의 삼두마차가 되고 있다. IT성장동력을 가동하는 최전선에 서있는 산하 기관장들로부터 2004년 기관 운영 방침을 들어 본다.

 

 “전산원은 이제 근본적인 체질변화를 꾀할 때입니다. 그동안 몸집이 커지면서 스스로 컨트롤하기 벅찬 영역에까지 손을 대게 됐습니다. 핵심 비즈니스만 남기고 과감히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서삼영 한국전산원장(55)은 단호한 목소리로 조직의 체질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산원은 지난 87년 설립 이후 17년 동안 국가기간전산망사업과 초고속정보통신기반구축사업 등 국가사회 정보화를 촉진하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왔다. 그러나 정보화의 외연이 확장되면서 필요 이상으로 많은 역할과 기능을 떠맡아온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본업인 전략 개발 업무보다는 공공기관 정보화를 위한 뒤치닥거리에 적지않은 노력을 소진해왔다.

 서 원장은 이같은 자각에 따라 최근 2004년도 한국전산원 업무계획을 통해 체질변화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과 방향을 제시했다.

 “올해부터는 유비쿼터스 코리아 달성 및 국가사회 신성장동력 마련을 선도할 중추기관으로 거듭날 생각입니다. 이를 위해 기술정책TFT를 구성해 중장기적인 범정부 기술정책 수립에도 나설 겁니다. 무엇보다 신성장동력과 관련한 정책적 비전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데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실제로 2869억원에 달하는 전산원 올해 예산의 대부분이 △2단계 전자정부사업(960억원) △초고속국가망 구축관리사업(644억원) △정보화촉진지원사업(240억원) △초고속선도망 사업(96억원) △국가망인터넷서비스 확충 및 운영(92억원) 등에 집중된다.

 전산원은 특히 고품질교환기(ATM-MPLS) 확충, 활용회선 증설, 서비스 이용속도 제고, 요금 인하 등을 비롯해 VPN·IPv6·VoIP·무선게이트웨이 제공 등 초고속국가망 및 선도망 고도화를 중점적으로 추진해 u코리아 달성을 위한 기반확충에 본격 나설 방침이다.

 또 초고속선도망을 품질 보장이 가능한 유비쿼터스 센서네트워크형 첨단연구개발망으로 고도화하기 위해 ‘초고속선도망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유비쿼터스 환경에 대비한 ‘디지털홈 서비스 모델’을 개발·보급하는 한편 ‘디지털홈 서비스 인증제도’도 마련키로 했다.

 “국내에서는 한국전산원의 가치가 저평가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에 나가보면 다들 전산원이 국가정보화와 관련해 쌓아온 노하우에 탄복하지요. 하나라도 더 배우려고 야단입니다. 이제 국제적인 기관으로 변신해야 합니다. 정보화강국의 이미지를 심는 데 이보다 더 좋은 길이 어디 있겠습니까.”

 서 원장은 이를 위해 올해부터 그간 간헐적으로 이뤄져온 국제협력을 대폭 강화해 우리나라의 정보화강국 이미지를 세계 속에 심는 데 일조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내부적으로도 조직개편과 원 명칭 개정 등을 통해 전산원의 대내외적인 위상을 크게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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