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말 황무지와 같던 2차전지사업에 나란히 뛰어들었던 삼성SDI와 LG화학이 최근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사령탑을 교체하며 2기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이는 최근들어 활발한 생산활동과 수요증가를 보이고 있는 2차전지를 PDP와 더불어 양대 신사업으로 위상을 높이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으로 보인다.
삼성SDI는 기존 사업팀(모바일에너지사업팀) 단위였던 2차전지 조직을 본부로 격상시키고 전 팀장인 안기훈 상무 뒤를 이어 신임 모바일에너지사업본부장에 이중현 부사장(55)을 임명했다.
이중현 모바일에너지본부장은 지난 74년 삼성SDI에 입사해 30년 동안 삼성SDI 브라운관·전자총 개발은 물론 제조 분야에만 근무해온 베테랑 엔지니어 출신이다. 그는 지난 2001년부터 중국 톈진법인장을 맡으면서 34인치 AF(Ace Flat) 제품 최초로 양산, 중국내 초대형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해 양산 1년 만에 1위를 차지하는 등 중국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한 바 있다.
특히 ‘기계는 속여도 나는 못 속인다’고 장담할 정도로 제품·설비에 대한 장단점을 현장 담당 직원보다 정확히 파악하고 있을 정도로 현장 경영감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이다.
따라서 삼성SDI가 차세대 신사업으로 집중 추진중인 2차전지 분야에 힘을 몰아주기 위해 30년간 생산현장에서 갈고 닦아온 축적된 기술과 현장 경험이 풍부한 이중현 부사장을 모바일에너지 본부장에 재배치시킨 것으로 평가된다.
LG화학도 최근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전 홍순용 전지사업부장(50) 후임에 배터리연구소장인 김명환 상무(47)을 임명하는 내부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김 신임 전지사업부장은 LG화학이 2차전지를 양산하는 데 성공한 지난 99년부터 2003년까지 배터리 연구소장에 재직해 온 인물로 사내에서 2차 전지 전문가로 통한다.
특히 김 신임 사업부장은 성격이 조용조용한 편에 속하지만 LG화학이 세계 최대 용량인 2400mAh급 원통형 리튬이온전지를 일본업체보다 한발 앞서 양산에 성공, 고성능 노트북용 리튬이온전지 시장을 선점하는 발판을 마련했하는 데 기여했다. 따라서 그는 개발 능력이 뛰어나고 사업 집중력이 탁월한 인물로 평가돼 이번에 사업부장으로 발탁됐다.
또한 LG화학 홍순용 전 전지사업부장이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으로 승진, 2차전지·광학소재·영상소재 등 사업를 총괄하지만 2차전지사업은 홍 부사장에게 ‘친정집(?)’에 해당돼 2차전지사업을 측면에서 적극 지원해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임자들이 땀흘려 이룩한 시장진입성공·흑자구조유지 등의 경영성과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장들이 새해들어 일본업체에 대비 후발주자로서 기술력 취약 등의 한계를 극복하고 일류업체로 육성시킬지 등 이들의 활약상에 관심이 집중된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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