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와 가전의 영역은 이미 오래 전부터 허물어져 왔다. 최근에는 이같은 현상이 더욱 두드러 지고 있다. 이제 PC는 종합 멀티미디어기기로 불리는 것이 더 어울리는 표현이 되고 있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 HP 등 선두 PC업체들이 최근 내놓은 첨단 PC는 저마다 가전제품을 능가하는 기능과 디자인 혁신을 통해 거실을 장악하려는 욕구를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삼보컴퓨터가 내놓은 ‘루온(LLUON)’은 컴포넌트 오디오를 능가하는 독창적 디자인이 돋보인다. 4개의 책상 서랍처럼 나뉘어진 본체는 각각 분리 교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졌다. 전원을 키면 윈도 부팅 화면 대신 TV, 비디오, 오디오, DVD 등 디지털 가전의 기능을 선택하는 메뉴가 나온다. PC는 여러 기능 중 하나일 뿐이다. 또 한 덩어리였던 PC가 4부분으로 나뉘면서 고장난 부분이나 업그레이드가 요구되는 부분만 갈아 끼우면 된다.
삼성전자와 HP 등이 내놓은 미디어센터PC도 새로운 부품과 운영체제를 이용해 PC를 가전제품으로 만들었다. 일단 PC를 부팅시키고 리모컨을 집어들면 TV를 시청, 녹화할 수 있고 음악을 들으며 DVD를 볼 수 있다. 디지털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앨범으로 만들어 볼 수도 있다. 또 PC가 단순히 독립적인 기기의 위치에서 한발 더 나가 디지털카메라, 캠코더, 디지털TV, MP3플레이어 등 디지털 가전을 활용하기 위한 접속장치(허브) 역할을 한다. ‘홈네트워크’의 중심에 서려는 PC업체들의 포석이 깔려 있는 부분이다.
최근 조립PC 시장에서 유행하는 반제품 형태의 베어본PC들도 직사각형 모양의 화이트박스 개념을 벗어버린지 오래다. 정육각형 모양의 베어본PC에서부터 거울 효과를 결합한 아디디어 PC, 차량에 장착할 수 있는 초소형 제품까지 다양하다. 베어본PC는 초소형 주기판·케이스·전원공급장치로 구성된 반제품 PC로 프로세서와 메모리, 하드디스크는 소비자들의 취향에 따라 편리하게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기존 PC의 3분의 1 크기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가전제품 못지 않은 인테리어 효과도 거둘 수 있어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케이아이에스티에서 내놓은 ‘D1-드래곤1’은 전면에 액정(LCD) 창을 만들어 프로세서와 시스템 온도, CPU 클록 등을 살피며 PC를 동작시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면에 탑재된 조그 셔틀을 PC 고수들이나 사용하는 일명 ‘오버클럭’을 통해 PC 성능까지 조작할 수 있다.
슈마일렉트론이 판매하는 ‘메가PC’는 컴포넌트 기능을 결합, PC를 부팅하지 않아도 오디오 CD, MP3 재생과 AM/FM 라디오 수신이 가능하다. 또 가전기기처럼 리모트컨트롤로 편리하게 제어할 수 있다. 이밖에 렉스테크의 ‘ZPC’는 기존 데스크톱 PC의 6분의 1, 큐브형 베어본PC의 3분의 1 크기에 불과해 거실뿐만 아니라 차량에도 장착해 사용할 수 있는 등 활용폭을 한층 넓히고 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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