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IT금맥 캔다"

IT인프라 구축 러시

 무선 인터넷기업을 포함한 우리나라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그동안 IT 교역의 불모지로 알려져 있던 중앙아시아 지역에 최근들어 속속 진출, 새해 수출시장 확대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무선인터넷 솔루션 업체를 포함해 삼성·LG 등 대기업들이 적극 나서면서 단순 솔루션·장비 납품의 일회성 형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이동통신의 핵심 사업자나 주요 솔루션 공급업체 형식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것으로 평가된다.

 ◇배경·의미=중앙아시아 지역이 부각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시장 가능성 때문이다. 카자흐스탄의 경우, 최근 3년간 매년 10% 이상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할 정도이며 최근에는 우리나라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추진중이다. 원유·우라늄 등 풍부한 지하 자원을 기반으로 투자여력이 구축돼 향후 금융전산망·통신망 등 사회 인프라 구축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우리나라 경제개발 5개년계획과 비슷한 ‘2030프로젝트’를 추진하며 많은 IT 프로젝트들이 대기중이다. 따라서 선점하는 기업에게 상대적으로 많은 기회가 보장된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최근 이어지는 무선인터넷 업체들의 발빠른 진출은 IT분야는 물론 통신망 등 인프라산업 진출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현황=필링크(대표 우승술)는 우크라이나 인터텔레콤, 인터네이션텔레커뮤니케이션 등 5개 이동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CDMA 및 GSM 모바일 분야의 SMS로밍·SMS서비스·무선테이터서비스 등을 위한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9억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했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접경국인 몰도바 이동통신사업자와 접촉중이며 중앙아시아와 인접한 폴란드·루마니아 시장 진출도 추진중이다. 필링크는 또 수년동안 진행해온 몽고의 제2 이동전화 사업자인 스카이텔과 러시아 연방 다케스탄 자치공화국의 독점 이동전화 사업자인 다케스탄셀룰러네트워크(DCN)에 대한 무선데이터 솔루션 등의 공급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유엔젤(대표 최충열)은 카자흐스탄 금융결제원(NPC)과의 스마트카드 구축을 위한 합작사 설립을 계기로 카자흐스탄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합작사 설립이 성공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현지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각각 제1, 2 이동통신 사업자인 K텔, K셀 등과 접촉을 준비중이다. 유엔젤은 이번 카자흐스탄의 성공사례를 기반으로 우즈베키스탄 등 주변 독립국가연합(CIS) 국가를 대상으로 한 시장진출도 가속화할 예정이다.

 로커스테크놀러지스(대표 김형순)도 카자흐스탄에 진출한다. 지난해 12월 20일 GSM에서 CDMA방식으로 전환한 제3 이동통신 사업자 달라콤(구 알텔)과 SMS 솔루션 공급을 협의중이다. 이를 위해 오는 3월께 카자흐스탄을 방문할 계획이다.

 ◇전망=무선인터넷업계는 물론 휴대폰, 통신장비 등의 기업에게 ‘기회의 땅’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카자흐스탄은 규칙적으로 인터넷을 사용하는 인구가 매년 약 50% 가량씩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휴대전화 사용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 99년 3만명으로 시작한 가입자가 현재 120만명에 육박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까지 150만명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 시장 성장에 대한 검증은 끝난 상황이다. 카자흐스탄 휴대전화 시장의 경우, 현재 에릭슨이 40% 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지만 삼성전자(25%), LG전자(17%)의 추격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에는 SK텔레콤·삼성전자 등이 달라콤에 대한 장비와 시스템 공급을 추진하고 있다. CDMA 사업자인 달라콤은 에릭슨이 구축했던 시스템을 교체하기 위해 SK텔레콤의 컨설팅을 받고 있는 상황.이처럼 대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질 경우, 무선인터넷 솔루션 기업들은 물론 관련 기업들의 진출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점쳐진다.

 카자흐스탄에서 수년째 사업을 하고 있는 카즈칸인베스트먼트 권오석 사장은 “이곳업체들은 통신 선진국인 한국에 대해 상당한 호감도을 갖고 있다”며 “국내업체들이 신뢰를 기반으로 접근한다면 급성장이 예고되는 통신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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