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DMA `추가투자 실종` 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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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동기식 IMT2000(WCDMA) 추가 투자를 놓고 정부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정보통신부와 WCDMA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F는 지난달 29일 WCDMA 상용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이달중으로 서비스 품질을 혁신할 수 있는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해 밝히기로 했다.

 그러나 번호이동성제 시행으로 이동통신시장 환경이 급격히 변한데다 양 사업자가 상호 고객을 뺏고 유지하는 데 사업 전략의 초점이 맞춰지면서 실제 가입자도 별로 없는 WCDMA에 대한 추가 투자에 대해서는 난색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통업체들은 번호이동성제 때문에 올해 전체 경영계획도 제대로 수립하기 어려운 입장에서 WCDMA 투자만 먼저 확정할 수도 없다고 볼멘 소리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와 이통업체, 관련 장비업체 등으로 구성된 IMT2000 투자위원회는 몇 차례의 회의에도 불구하고 공전을 거듭하는 상황이며, 이달중으로 추가 투자계획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WCDMA 투자 줄어들 듯=SK텔레콤과 KTF는 WCDMA 서비스를 개시하기 위해 지난해 각각 2100억원과 2200억원을 투입했다. 서비스 개시 이후 추가 투자 계획에 대해서는 지난 9월까지만해도 2004년에 각각 3100억원과 3010억원의 추가 투자를 하겠다고 정부에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양사는 WCDMA 상용서비스를 준비하면서 기술적 문제 해결에 시간이 걸리고 시장성마저 불투명해보이자 추가 투자 계획을 대폭 줄이는 방안을 요구해왔다. 또 서비스 개시 시점도 당초에는 11월에서 12월 말로 늦췄다.

 이에 따라 양사는 이달 초까지 WCDMA 추가 투자계획을 정리해 밝히기로 했으나 번호이동성제로 고객 기반이 변하는데다 마케팅력과 자금을 이에 집중하면서 사실 WCDMA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은 아직까지 WCDMA 추가 투자계획에 대해 확정하지 못했으며 KTF도 1000억원대 수준 정도로만 밝히고 있다. 이는 당초 계획의 3000억원대에 비하면 3분의 1수준에 그치는 수치여서 정상적인 서비스 개선이 어려울 전망이다.

 ◇정부, 출연금 삭감은 어려울 듯=사업자들은 정부가 WCDMA 출연금중 나머지 6500억원 가량을 삭감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상황에서 추가 투자를 위해서는 정부의 출연금 삭감이 필수적이라는 것.

 그러나 정통부측은 이는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입장이다.

 정통부 담당자는 이에 대해 “IMT2000 출연금은 투자 재원으로 관련 기술 개발 및 산업 육성을 위한 것이지 사업자들의 투자 목적으로 되돌려 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고 난색을 표명했다. 또 “사업자들이 시장성 운운하지만 정말 사업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WCDMA 사업권을 반납하겠다고 나올 텐데 아무도 그러지 않았다”며 검토조차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소비자 중심의 대안 마련해야=문제는 WCDMA 서비스가 이미 상용화됐다는 점이다. 물론 WCDMA 사용자가 양 사업자 관계자 등 1000명 수준의 소규모이긴 하지만 상용서비스가 개시된 만큼 가입자들의 품질 만족도를 제고하는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는 것. 시장 본격화 시기를 보며 소규모 투자만 진행한다는 이통업체들과 적극적인 투자로 시장을 확산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줄다리기가 어떤 지점에서 끝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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