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 실망" 하한가 곤두박질
삼성전자와 네오위즈가 실적 시즌의 포문을 열었다. 이날 새벽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인 인텔의 실적 발표에 이어 국내 간판주인 삼성전자가 콘퍼런스 콜을 통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함으로써 증시에 새로운 모멘텀을 제공했으며 인터넷 업종의 선발 주자인 네오위즈도 인터넷 업체 가운데선 처음으로 실적을 발표, 증시를 긴장 속으로 몰아넣었다.
◇삼성전자 실적 기대치 상회=삼성전자 실적은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의 매출액이 12조5000억원에 영업이익이 평균 2조3000억원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 발표된 실적은 이를 크게 상회, 어닝 서프라이즈에 손색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동양증권 민후식 팀장은 “이처럼 예상 외로 실적이 좋았던 것은 플래시 메모리의 11∼12월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데다 LCD 가격이 떨어지지 않은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1분기에도 계속 이어질 것이란 게 증권가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후식 팀장은 특히 “배당보다는 2조원의 주식을 매입해 소각함으로써 주주가치를 높인다는 게 시장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8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도 공급 부족을 해소한다는 측면에서 바람직스럽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긍정적인 실적 발표에 힘입어 삼성전자 주가는 사흘간의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 반전하는 데 성공했다. 11시 콘퍼런스 콜을 앞두고 주가가 전날보다 소폭 하락한 49만1000원까지 밀리기도 했으나 긍정적인 올해 실적 전망과 사업계획 2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소각 계획 등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세로 반전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40%(2000원) 상승한 49만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오위즈 실적 부진, 인터넷 동반 약세=네오위즈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예상치에 부합하는 수준이었으나 경상이익이 타프시스템에 관련된 33억원의 지분법 평가손이 반영돼 전분기 대비 66.2%나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매출 목표치는 올린 반면 영업이익률을 낮춘 것과 관련, 올해 신규사업에 대한 공격적인 비용 지출이 있을 것임을 예고했다. 네오위즈는 이날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져 4만7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하한가 기록은 지난해 6월 이후 처음이다.
네오위즈 실적 부진 여파 속에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인터넷 기업들까지 동반 하락했다. NHN이 6.42% 하락했고 다음도 5.23% 내렸다. 그밖에 옥션과 인터파크, KTH는 물론 대부분의 온라인 게임주들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교보증권 김창권 애널리스트는 “전년보다 30∼50% 증가된 130억∼150억원의 마케팅 비용 집행과 인원 증가(현재 310명, 2004년 450명 예상)로 수익성 개선폭이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며 “비용구조 악화 예상과 퍼블리싱 게임들의 오픈베타 지연 등으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하향을 검토중이다”라고 말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