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부-방송위, 각국 DTV 전송방식 아전인수식 해석

 정보통신부와 방송위원회, 방송사노조 측이 KBS의 비교시험을 실시키로 합의, 미국방식(8-VSB)과 유럽방식(COFDM)에 대한 기술적 우위여부 검증 문제가 일단락됨에 따라 어느 방식이 현실적으로 국내 상황에 적합한지에 대한 정책적 판단 문제가 지상파 디지털TV(DTV) 전송방식 논란의 또다른 쟁점이 될 전망이다. 반면 8개국 해외조사이후 각국이 자국의 상황에 따라 왜 두 방식 중 한 방식을 선택했거나 변형·선택했는지에 대해 정통부와 방송위가 이견을 보여 이 또한 합의점 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DTV 해외조사단은 8개국의 DTV 실시현황과 함께 각국의 상황에 따른 방식 선택이유 또한 주요 조사대상으로 삼았다.

 조사단은 △미국이 이동수신이 어렵고 고선명(HD)TV 구현에 적합한 8-VSB를 개발·선택한 이유 △유럽 각국이 이동수신과 SDTV 구현에 유리한 COFDM을 개발·선택한 이유 △국가 면적이 좁은 싱가포르가 유럽방식을 적용, 이동수신에 집중하는 이유 △대만이 미국방식에서 유럽방식으로 변경한 이유 △호주가 유럽방식을 선택한 이유 △일본이 유럽방식을 변형한 독자방식을 개발·선택한 이유 등을 조사했다.

 ◇HDTV에 적합한 8-VSB를 개발한 미국=정통부는 미국의 지상파방송사인 CBS가 이동서비스의 경우 투자비용 회수가 어렵고 경쟁력 측면에서 AT&T와 같이 수천개의 기지국을 소유한 거대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비교 우위에 있어 이동수신을 고려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한 이동서비스 시청자의 수를 파악하기 어려워 광고비 산출이 어렵고 미국내 14개주에서 자동차 운전석에 비디오 스크린 설치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어 실효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방송위는 “미국은 ‘휴대수신’에 대한 개념으로 수신기를 여기저기로 이동하지만 작동중엔 고정되는 경우라고 정의한다. 휴대폰이나 PDA를 통한 휴대이동수신의 개념을 배제하고 자동차 등의 이동수신만을 고려하기 때문에 수익창출이 어렵다고 판단할 뿐”이라고 밝혔다.

 ◇이동수신을 위해 유럽방식을 선택한 국가들=방송위는 영국·독일·호주·대만·싱가포르 등 유럽방식을 선택한 국가들이 수신성능, 타매체와의 호환성, 이동수신 및 방식의 유연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또 지상파방송의 케이블TV 및 위성방송에 대한 경쟁력 확보, 시청자의 다채널 선호, 고가인 HD 셋톱박스·수신기의 보급이 어려운 점 등을 이유로 유럽방식을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통부는 케이블TV·위성방송이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독일·대만의 경우에는 지상파방송사들이 자사의 이동수신 서비스를 핵심적인 서비스로 간주하고 중점 추진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미국·캐나다·영국·호주 등은 투자비·시장수요·제도적 측면을 고려해 이동수신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유럽방식을 변형한 독자방식을 개발한 일본=방송위는 일본이 지상파방송의 디지털 전환과 관련, 시청자는 화질 및 음질의 개선뿐 아니라 도심에서의 난시청지역 없이 휴대 및 이동수신 등의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목표하에 고화질방송·이동수신 및 디지털오디오방송(DAB)까지 제공할 수 있는 유럽방식 기반의 독자방식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통부는 일본이 심각한 주파수 부족현상과 HDTV 프로그램에 대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독자방식을 개발할 수밖에 없었으나 BS디지털방송에 비해 화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유병수기자 bjor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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