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004(2)]가전·정보기기(1)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디지털가전 수입실적

 외국계 가전 업체들은 올해 부문별로 시장 전략을 다르게 수립했다. 백색가전 부문의 경우 수익성 향상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디지털카메라를 비롯한 프리미엄 제품 부문은 내수시장 호조전망을 바탕으로 강력 드라이브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는 지난해 내수시장 악화도 한몫했지만 상대적으로 백색가전 부문은 국산 가전제품의 품질과 가격경쟁력이 우수해져 외산 제품의 시장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디지털카메라나 디지털TV 등 프리미엄 제품 부문은 수요가 증가일로에 있어 업체들도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지난해 가전제품 수입실적에서 잘 드러난다.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전자 수입가운데 정보통신 기기는 444억5300만달러로 전년대비 2.9%가 증가한 반면, 디지털 가전기기는 16.1%가 증가했다. 금액으로는 냉장고가 음향기기가 13억500만달러로 가장 높았지만 전년대비 증가율은 1.2%에 지나지 않았다. 증가율로만 보면 냉장고가 54.5%로 대폭 늘었지만 절대 금액이 5100만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디지털TV·DVD플레이어 등 영상기기는 10억3300만 달러로 전년대비 38.1%가 늘어 금액으로보나 증가율로 보나 크게 늘었다.

 올해도 외국계 가전업체들은 컴퓨터나 정보통신·백색가전 부문보다는 디지털가전 부문에 사세를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디지털카메라의 경우 소니코리아와 올림푸스한국·한국후지필름·캐논 등이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이며, 디지털TV시장은 필립스전자와 샤프전자가 공격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전망이다.

<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 필립스전자

 필립스전자(대표 신박제 http://www.philips.co.kr)는 필립스라는 막강한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가전, 조명, 반도체, 의료장비 등 각 사업 부문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한다는 방침이다. 

 필립스전자는 우선 거래선 발굴, 제품개발, 마케팅, 물류 등 전사적 자원의 통합적 역량을 강화하고 디지털TV 등 첨단 A/V제품을 적기에 한국 시장에 공급, 시장지배력을 향상시키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지난해 고화질 평판디스플레이TV 전모델의 라인업을 HD급으로 구성한 필립스전자는 올해 대화면 LCD TV와 모니터를 전략 품목으로 선정, 집중적인 마케팅을 펼쳐 나갈 계획이다. 특히 유럽영상음향협회(EISA)로부터 2년연속 `올해의 TV`에 선정되는 데 기여한 200만 화소 픽셀 플러스(Pixel Plus) 기술을 채용한 TV 제품의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또한 디지털콘텐츠의 저장, 전송, 편집에 대한 수요급증에 부응하기 위해 휴대형 디지털 복합제품도 늘릴 방침이다.

 디지털카메라, MP3플레이어, 캠코더 기능을 하나의 제품에 통합한 초소형 키 링 시리즈, 기가급 대용량 하드디스크로 활용할 수 있는 오디오 쥬크박스 등 소형 디지털컨버전스 제품도 선보인다.

 소형가전 부문의 경우 생활건강을 향상시킬 수 있는 첨단 기술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시켜 나갈 계획이다.

 조명 부문의 경우 고화질 디지털 디스플레이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는 UHP램프 공급을 확대하고 에너지 효율과 조명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인 명품 조명 마스터 컬렉션(MASTER Collection)으로 모든 제품군을 교체할 방침이다.

 반도체, 의료장비 등 프로페셔널 부문에서는 디지털 통합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증진시킬 수 있는 첨단 기술 및 제품을 확대 공급한다.

 모바일기기의 멀티미디어 구현에 필수적인 이동통신용 IC, 디지털TV, MP3플레이어 등 각종 디지털 AV기기의 기반 플랫폼과 다양한 네트워킹을 구현하는 첨단 반도체 넥스페리아(Nexperia), LCD 드라이버IC, 정확한 의료 진단장비 도입을 통해 관련 업계와의 파트너십을 증진시키는 데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 인터뷰 - 신박제 사장

 신박제 필립스전자 사장은 “이윤 추구는 기업의 1차적인 존재 이유이나 필립스전자는 올해에도 사회에 공헌하는 기업시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박제 사장은 이어 “올해 B2C사업부문에서는 LCD TV와 음파치솔을 주력상품으로 선정,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특히 AV제품의 포트폴리오를 시장 요구에 맞게 확대하면서 디지털TV 판매확대에 주력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신 사장은 또한 “저비용 구조의 선거시스템 및 급증하는 신용불량자 등 사회적 현안들이 경기회복의 속도를 조절하는 주요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제한 뒤 “정치갈등 해소, 노사간 화합도 시급히 이뤄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그는 특히 “필립스 본사에 LG전자로부터의 PDP 패널 조달 및 PDP TV 완제품 OEM에 대해 강력하게 요청해 놓았다”며 앞으로도 고부가가치 사업분야를 중심으로 국내 기업과 네덜란드 필립스가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을 발굴, 가교 역할을 해 나갈 뜻을 내비쳤다.

◆ 소니코리아

 소니코리아(대표 이명우 http://www.sony.co.kr)는 올해 국내외 경제가 불투명하다는 판단아래 ‘준비경영’으로 지난해보다 10%이상의 성장을 이루기로 했다.

 오는 3월까지를 회계연도로 삼고 있는 소니코리아는 올해 지난해 대비 10% 성장한 7500억원 내외의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새해들어 다음 회계년도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나 대체적으로 국내 경기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디지털TV 및 디지털카메라·홈시어터시스템 등을 3대 성장 축으로 삼아 적어도 올해보다 10%이상 매출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력채용도 늘릴 예정이다. 지금까지는 경력사원 위주로 채용해 왔으나 1분기에만 20여명의 신입사원을 채용해 젊고 새로운 문화로 디지털컨버전스 시대를 주도한다는 구상이다.

 소니코리아는 올해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많은 문제점들이 산재해 있어 기업의 경영환경도 여전히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여건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준비경영’을 실천키로 했다.

  이 회사는 이의 일환으로 △생산성향상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제고 △소니 글로벌에 걸맞은 선진사례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생산성 향상을 위해 이 회사는 매출을 증대시키는 한편 비용절감과 불필요한 업무 방식을 개선하는 등 효율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소니코리아는 또 올해 소니 그룹에 하나의 모범사례로 보여줄 수 있는 ‘선진사례(Best Practice)’를 만드는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영업뿐 아니라 마케팅과 HR·CRM·다이렉트세일 등 모든 부문에서 새로운 시도를 통해 소니 그룹내 세계 법인들이 인정할 수 있는 본보기를 보여줌으로써 소니코리아의 대외 위상을 높여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이 회사는 사원들이 자발적으로 실시중인 ‘iBEST’를 올해도 지속적으로 추진, 일하기 좋은 회사로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iBEST’는 나부터(i), 기초부터(Basic), 쉬운 것부터(Easy), 작은것부터(Small), 오늘부터(Today)의 의미를 담고 있다.

 △ 인터뷰 - 이명우 사장

 “올해엔 성장과 효율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습니다.”

 이명우 소니코리아 사장은 새해 경영 화두를 ‘성장과 효율’로 잡았다.

 이 사장은 “소니 본사는 한국을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의 핵심 성장지역으로 분류하고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국내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대한 강한 믿음과 확신을 가지고 각자의 비즈니스에 최선을 다한다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사장은 특히 “무조건 비용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꼭 써야 할 곳에 사용하는 것과 불필요한 업무방식을 개선하는 것 모두가 효율성 향상이며, 아무리 많이 벌어도 효율성이 떨어지면 이익이 발생할 수 없다”며 수익성 위주의 경영방침을 강조했다.

 이사장은 또 업그레이드 소니코리아를 이루기 위해 업무의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윤리경영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준수사항지키기’를 의미하는 ‘컴플라이언스’를 제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