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가격 상승에 전자부품업계 `울상`

코발트 가격 1년새 383% 급등 불구 원가상승분 반영 못해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주요 비철금속 원자재값 현황

 올들어 코발트·동·알루미늄 등 비철금속값의 가격상승세가 지속되자 2차 전지·인쇄회로기판(PCB)·전해콘덴서 등 산업계가 줄줄이 울상을 짓고 있다. 특히 차세대 성장산업인 2차전지 산업은 핵심 재료인 코발트 외에 엎친데 덮친 격으로 세퍼레이터 가격마저 급등, 경영난이 우려된다.

 이는 새해 첫 제품공급 단가 협상 시즌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국제 비금속 등 주요 원자재 거래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 생산 원가는 올라가는 반면 세트업체의 완강한 가격 저항탓에 이를 제품에 제때 반영하는 것이 녹록치 않기때문이다.

 ◇비철금속 등 원자재 가격 상승=2차전지 핵심 소재인 양극활물질(리튬이온코발트옥사이드)의 코발트값이 작년초 파운드당 6달러선에서 작년 3분기 69%가 인상된 11달러로 상승하더니 이달 23.50달러로 작년초 대비 383% 급등했다. 게다가 또 다른 핵심소재인 세퍼레이터는 2차전지 시장의 25% 성장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생산 증설이 없어 약 15% 가격이 인상됐다.

 전해콘덴서 핵심 소재인 알루미늄에칭박의 알루미늄 값은 지난 연초 대비 전년 20% 증가한 톤당 1604달러로 인상됐다. 인쇄회로기판(PCB)의 주요 원자재인 동도 연초 대비 49.8% 급증한 톤당 2403달러에 거래되는 등 비철금속의 국제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하고 있다. 또 기판 원자재인 유리섬유도 연말 대비 20% 가량 상승했다.

 ◇산업계 주름살=이에 따라 2차전지·PCB·전해콘덴서 업계는 원자재 가격 폭등세 지속으로 경영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데다 원가 상승분을 제품에 반영시키기는 커녕 오히려 납품단가 인하 압력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 속앓이를 하고 있다.

 2차전지 업계는 양극활물질과 세퍼레이터의 원가비율(원통형 셀기준)이 각각 32%, 24%를 차지, 절대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반면 2차전지의 평균단가는 97년 약 1만원에서 작년말 약 3500원까지 떨어져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코캄엔지니어링 한 관계자는 “비철금속 값의 인상은 캡티브 마켓을 갖고 있는 대기업보다 중국업체와 시장경쟁하는 중소 2차전지 업체에 더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우려감을 나타냈다.

 콘덴서 업계도 핵심 소재 알루미늄에칭박의 원재료인 알루미늄값 인상으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알루미늄에칭박 전문 업체인 알루코의 한 관계자는 “알루미늄 수입 가격 인상으로 핵심 소재 생산 원가가 인상되고 있지만 원자재 상승분을 적기에 제품에 반영하지 못해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PCB 업계 역시 동·금 등 원자재 가격 상승탓에 경기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주름살을 좀처럼 펴지 못하고 있다. 업계는 동박적층원판의 원자재인 동·금 수입가격이 모두 올라 PCB 소재 업체의 10% 이상 가격 인상요구에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전망=세계 경기회복·중국경제 급성장에 따른 원자재 수요 증가·달러약세 등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이들 주요 비철금속값과 주요 원자재값 인상 분위기는 상당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동값의 경우 2600달러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측되고 특히 코발트는 채굴업자들이 지난해 불황으로 철수, 새로운 광산을 개발하기까지 2∼3년이 지나야 가격이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다.

 이에 따라 2차전지·PCB·콘덴서 등 업체들은 원가 가중 부담·생산위축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신규 설비투자에도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전망, 공정수율개선등 생산성 혁신에 주안점을 둘 계획이다. 또 세트 업체들이 올해 10∼15% 공급 단가를 인하할 계획이어서 적정한 공급단가선을 놓고 세트업체와 이들 부품업체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트업체가 2차전지 등 부품업체를 핵심파트너로 인식, 서로 발전하는 가격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업체의 생산 위축은 수요물량을 수입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곧바로 가격상승으로 연결돼 세트 산업의 경쟁력 상실을 동반할수 있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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