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 단가협상 레이스 돌입

세트업체 10~15% 인하 방침에 생산업체선 "안돼"

 삼성·LG 등 대기업을 비롯한 세트 업체들이 새해 사업 계획을 최근 발표함에 따라 부품·소재 업체와 세트 업체가 공급단가를 놓고 실랑이를 벌이는 협상 시즌이 시작됐다. 연초에 결정된 단가는 분기별 내는 수시로 벌어지는 협상테이블에서 기준으로 활용되는데다 그해 부품 업체의 경영성적을 좌우하는 잣대여서 그 어느 때보다 신경전이 치열하다.

 세트 업체들은 올해 10∼15% 정도 단가를 인하한다는 방침인 반면 대다수 부품·소재 업체들은 지난해 공급단가가 지나치게 하락한데다 올들어 수입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있어 한 자릿수 인하로 맞서고 있다. 특히 PCB업계는 소폭 인상을 주장, 귀추가 주목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인쇄회로기판(PCB)·콘덴서·백라이트유닛(BLU)·발광다이오드(LED) 등 품목별로 시점은 제각각이지만 이달부터 3월까지 세트 업체와 부품 업체가 단가협상 테이블에 마주앉기 시작했다.

 알루미늄 콘덴서·TFTLCD용 BLU계·LED 업계는 협상테이블에서 올해 공급단가를 내리기는 하되 10% 이상은 안된다는 입장이다.

 알루미늄 콘덴서는 중국산의 파상적인 공세로 그동안 단가가 꾸준히 하락돼 업체별로 5∼10% 인하도 뼈를 깎는 고통을 수반해야 한다며 세트 업체들을 설득하고 있다. 삼영전자의 경우 5% 인하를 고수한다는 방침이다. 삼화전기의 한 관계자는 “올해에는 지난해에 비해 공급단가 인하폭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협상을 낙관했다.

 TFTLCD용 BLU 업계는 지난해 10%를 비롯, 3년 전부터 단가가 꾸준하게 떨어져 이번에 10%를 넘어설 경우 적정 이윤이 힘들다며 버티고 있다.

 LED 업계는 저가 품목인 블루 LED 가격하락이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인하폭을 전년 대비 10% 이내로 최소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서울반도체의 한 관계자는 “블루LED 가격이 지난 11월 100원 아래로 떨어져 올들어 90원대 가격으로 고착돼 더 내려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감을 내비쳤다.

 반면 PCB 업계는 공급 단가의 소폭 인상을 주장하고 있다. 동·유리섬유·금 등 원자재 인상으로 생산원가가 인상됐고 지난해 LCD용 PCB 공급 단가를 이례적으로 올려준 바 있어 그 적용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이테크전자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거래가격이 내려갈 데로 내려간 데다 원자재가격이 인상, 세트업체가 공급 가격을 지난해 수준으로 유지하거나 인상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