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 기선제압 마케팅 뜨겁다

번호이동보다 신규가입 유도에 전력

 번호이동성제를 둘러싸고 이동통신 3사의 가입자 쟁탈전이 점입가경인 가운데 통합식별번호 010을 놓고 업체들간 기선제압 마케팅도 한층 뜨겁다.

 통합번호 010은 식별번호를 브랜드화하는 폐단을 막고 선후발업체들간 불균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 새로 도입된 것으로 사업자마다 초기 시장선점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통시장 2위 사업자인 KTF는 1일부터 본사 근무 임직원 2000여명에게 기존 이동전화번호 016/018 대신 010 통합번호를 부서 및 직급 순으로 부여, 번호를 변경토록 했다. KTF는 또 번호이동성제가 전산처리 문제 등으로 지연되자 번호이동을 위해 대리점 등 영업현장을 방문한 고객들에게 010 골드번호 등을 제시, 아예 신규 가입을 유도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이에따라 KTF는 5일 오후 3시 현재 약 3만5000명의 010 신규가입자를 확보했다. 이같은 수치는 지난해 월 평균 신규가입자가 20만명대에 머물렀던 KTF로선 크게 증가한 것이다.

 KTF 마케팅 담당 임원은 “010은 식별번호의 폐단을 막고 새 이통시장 질서를 정립하는 데 필수 요소”라며 “번호이동도 중요하지만 010 조기 확산에 전사적으로 힘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SPEED 011’에 이어 ‘SPEED 010’으로 연계 마케팅을 펼쳐온 SK텔레콤은 “010 신규가입이 갑작스레 특정 후발사업자에 대해 몰리고 있는 ‘공짜 단말기’라는 불법적 영업 마케팅 때문”이라며 반박하고 “불법 사례를 확보해 통신위원회 등에 제소하는 등 대응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대신 SK텔레콤은 5일부터 사용요금의 최대 35%까지 할인되는 약정할인제를 본격 시행, 010 신규 고객 확보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번호이동성제로 인해 고객 이탈이 시작된 SK텔레콤으로서는 010 신규 고객 확보만이 살 길이라고 보고 서비스 품질과 약정할인제를 병행한 마케팅으로 010 마케팅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반면, 번호이동성제의 최대 수혜자인 LG텔레콤은 010 통합번호 보다는 일단 번호이동성을 통해 SK텔레콤 고객을 뺏아오는 마케팅에 집중키로 했다. 특히 지난해 약정할인제를 먼저 시행, 상당수의 신규 가입자와 번호이동 예약 가입자를 모집한 데다 경쟁사들이 약정할인제를 시행하면서 LG텔레콤의 010 신규 고객이 다소 줄어들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사실 010 통합번호에 대한 가입자 확대는 본사 마케팅 정책과 대리점 리베이트가 어디가 더 많은지에 따라 달라진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초기 기선제압이 중요해 업체들로서는 양쪽으로 힘을 배분해야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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