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LGT 내일부터 영업·마케팅 풀가동
‘전쟁은 시작됐다.’
이동전화 번호이동성제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쓰던 번호를 그대로 갖고 통신사업자를 바꿀 수 있다는 것이 가입자들에게는 소비자 주권을 찾는 매력적인 기회가 되겠지만 이동통신사업자들에는 사느냐, 죽느냐의 갈림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후발사업자인 LG텔레콤과 KTF는 번호이동성제가 시작되는 1일 양사 CEO와 임원진은 물론, 영업 및 마케팅 직원들이 정상 근무를 하며 대대적인 거리 홍보전에 나서는가 하면, 전국 직영점 및 영업점들은 정상 영업을 개시, 경쟁사 고객을 뺏아오는 전쟁의 포문을 연다.
이와 관련, 정보통신부는 30일 ‘번호이동관리센터’를 개소,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했다. 이 센터는 중립적 위치에서 번호이동이 원활히 처리될 수 있도록 이통사들의 공통 데이터베이스를 등록, 유지 및 관리, 각종 민원처리 등을 맡게 된다.
◇공격나선 후발업체들=KTF와 LG텔레콤은 번호이동성제가 시행되는 1일 전국 영업망을 정상 가동한다. 당일 신정 휴일인 관계로 많은 고객들이 가입하지는 않겠지만 유동인구가 많은 주요 거점을 중심으로 거리 홍보에 나서는 등 대고객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KTF는 1일 남중수 사장을 비롯해 전 임원과 마케팅, 네트워크, IT분야의 직원들이 정상 근무하고 용산 등지를 돌며 홍보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고객 반응을 직접 조사한다. 전국 1600개 대리점들도 정상 영업을 통해 KTF로 옮기려는 SK텔레콤 고객과 신규 가입자들을 유치하는데 총력전을 펼칠 예정이다. 이외에도 ‘번호이동성 종합상황실’을 설치, 영업 및 고객가입 상황 파악, 굿타임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비상대기팀을 가동한다.
LG텔레콤은 남용 사장과 임원들을 중심으로 1일 서울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가두 홍보전을 벌인다. 또 전국 1000여개의 대리점 상당수가 정상 영업을 통해 고객 유치에 나선다.
KTF 부산·경남지역 마케팅을 담당하는 권영웅 부산마케팅본부 과장은 “1일은 번호이동성이 시행되는 첫 날인 만큼 상징성이 있어 본사 및 전국 지역본부도 동참해 홍보 및 영업에 나설 계획”이라면서 “2일에는 시무식 대신 부산지역 8개 지하철역에서 총 1만명을 대상으로 번호이동성 안내문을 나눠주고 가입을 독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수성나선 선발업체=번호이동성 시차제로 인해 내년 1년간은 여지없이 고객을 뺏겨야하는 상황인 SK텔레콤도 일단 1일 주요 마케팅 부서와 대리점이 정상 근무하고 번호이동성에 대한 고객 반응을 살피며 수성 의지를 다지기로 했다.
‘011의 품질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습니다.’는 광고 캠페인은 시작한 SK텔레콤은 ‘고객서비스 강화’를 중심으로 ‘고객 유지’에 사활을 건다는 방침이다.
일단 LG텔레콤과 KTF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제를 개편하기 위해 약정할인제를 도입, 정부에 인가신청을 했으며 요금할인 경쟁에 나섰다. 새로 도입할 SK텔레콤의 약정할인제는 정부가 어떤 정도의 할인폭을 줄지 정해지지 않았으나 상당한 요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폭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외에도 SK텔레콤은 실제적으로 현금 혜택을 줄 수 있는 멤버십 제도를 강화해 가격에 민감한 젊은 가입자들을 유지하는 한편, 네이트닷컴·싸이월드·넷마블·애칭서비스 ‘레터링’ 등을 무료화하는 등 모티즌들의 입맛을 맞췄다.
조신 SK텔레콤 마케팅 담당 상무는 “관건은 요금경쟁력과 서비스 품질이 될 것”이라면서 “다양한 서비스 내용과 통화 품질, 그리고 적절한 요금제 등을 고려하는 고객들의 선택이 어떻게 나올 지는 좀 더 두고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