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계 "몸집불리기 쉽지 않네…"

 지난해부터 게임업계 인수합병(M&A)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M&A 실패 사례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시장포화와 몸집불리기 경쟁으로 M&A는 시장 진화의 필수적인 과정이지만 이를 성공적으로 마무리짓기 위해서는 사내 문화를 통합시키고 시너지를 내는 조직 환경을 만드는 세련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는 지난해 게임개발사 판타그램을 인수했으나 최근 보유주식을 판타그램 대주주 이상윤 사장에게 주당 100원이라는 ‘헐값’에 되팔아 사실상 완전 분리했다. 이 회사가 판타그램과 이 회사가 개발중인 ‘샤이닝로어’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들인 직간접적인 비용은 약 200억원으로 엔씨소프트와 판타그램의 만남은 사실상 M&A 실패 사례로 기록됐다.

 ‘샤이닝로어’가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데다 엔씨소프트가 판타그램 개발인력을 컨트롤하는 데도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실패원인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판타그램이 개발중인 X박스용 게임 ‘킹덤언더파이어:더 크루세이더’의 개발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해외에서도 여러차례 게임개발사를 인수하거나 판권을 사들인 바 있어 앞으로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플레너스(대표 김정상·노병렬)도 지난 2001년 45억원에 인수해 사업본부로 운영했던 손노리를 최근 자기자본 100% 독립법인으로 새 출발시켰다. 플레너스의 다소 정적인 조직문화와 손노리의 자유분방한 조직문화가 제대로 조화되기 어려웠던 것이 양사 결별의 시발점이 됐다.

 그러나 양사는 “손노리는 플레너스를 통해 개발자금을 확보해 패키지게임 개발사에서 온라인게임 개발사로 거듭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플레너스는 손노리라는 우호적인 개발사와 파트너십을 구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완전한 실패 모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술투자의 이중섭 이사는 “조직 문화와 영업 성향이 전혀 다른 업체들이 몇몇 이해 당사자들에 의해 무리하게 M&A가 추진될 경우, 적지않은 부작용이 발생한다”면서 “그러나 향후 3년 이상을 내다보는 전략적이고 단계적인 M&A를 추진한다면 이는 벤처 자원을 극대화하고 양사의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정기자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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