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시장 `동면의 계절`

전문업체 `살아남기` 3색

 ‘시장은 정체 국면으로, 가격 인하는 끝이 안 보이고…’

 ATM 시장이 동면기에 접어들면서 관련 업체들이 겨울나기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올해 국내 ATM 시장은 국민은행·우리은행 등 대형 은행들의 수천대에 이르는 교체 프로젝트가 진행돼 어느 해보다 역동적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굵직한 프로젝트가 올해 모두 끝남에 따라 내년부터 국내 ATM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분위기다.

 특히 ATM은 제품 라이프사이클이 5년 정도로 일반 서버 제품의 3년보다 긴데다가 교체 주기가 명확히 지켜진다는 점에서 업계의 고민은 더욱 크다.

 관련 업계에서는 내년도 ATM 시장이 대수 기준 6천∼7천대 정도로 1만대 정도인 올해에 비해 20∼30%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줄어든 시장을 놓고 업체들이 시장 경쟁을 벌임에 따라 가격을 기준으로 한 시장 규모는 더욱 줄어들 것은 명약관화한 일이다.

 이러다 보니 기업들은 줄어든 시장에서 매출을 올리고, 영업이익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묘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원가구조를 낮춰라=국내 ATM 시장을 황금 분할하고 있는 노틸러스효성(대표 최병인), 청호컴넷(대표 박광소), LG엔시스(대표 박계현) 등 3인방의 겨울나기 전략은 △가격경쟁력 확보 △해외시장 매출 극대화 △새로운 시장 창출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특히 3개 ATM 업체는 국내에 직접 생산 라인을 갖추고 있는 만큼 원가구조 개선에서 시작하고 있다. 각 부품별 원가구조를 최대한 낮추는 것을 비롯해 생산라인의 효율성 증대, 품질 개선 등 제조업체들이 경영 전략으로 내걸만한 모토를 근본적인 처방으로 삼고 있다.

 ◇줄어든 만큼 해외에서 보충하자=내수 시장 정체를 보상하기 위한 적절한 수단으로 수출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노틸러스효성은 내년 수출 비중을 전체 매출의 1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노틸러스효성은 지난 98년 미국에 초소형 자동화기기 수출을 시작으로 영국의 비금융권 ATM 및 터키 금융기관용 ATM기를 공급하는 등 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노틸러스효성은 최근 그리스·스웨덴·오스트리아 등으로 신규 거래선을 점차 늘린 데 이어 전략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중국 역시 4대 은행 중에 하나인 농업은행 인증을 통과하며 내년에 첫 수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는 기존 ATM기 제휴사 영업망을 활용해 DVR와 같은 신규 사업을 벌이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펼치고 있다.

 청호컴넷도 수출시장 다변화 기회를 보며 저가형 미니 CD를 출시, 북미·중국·동남아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내년에는 올해 수출액 70억원보다 3배 많은 210억 정도를 해외에서 벌어들인다는 목표다.

 LG엔시스도 미국 시장에 이어 중국과 동남아 시장을 내년도 전략 시장으로 꼽고 있으며 올해 해외 매출보다 최소한 3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이다.

 ◇다기능·서비스강화=신규 시장 개척도 중장기적으로도 중요한 전략이다.

 특히 지문인식, 금융IC카드 수용, 모바일결제, 바코드 등 은행권의 관심사가 집중되고 있는 ATM의 부가기능에 집중하고 있다.

 노틸러스효성은 장애인이나 고령자를 위해 점자 및 음성인식 ATM기를 선보였다. 24시간 무점포 지역에서 운용할 수 있도록 보안기능을 강화한 벽안 내장형 ATM기도 출시, 현재 국민은행 5곳 점포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노틸러스효성은 은행별 ‘맞춤형 ATM 서비스’로 차별화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은행 브랜드 이미지에 맞는 차별화된 ATM기 공급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청호컴넷은 통장 없이 서비스 거래를 조회, 인쇄할 수 있는 은행거래 내역조회기, 소형영업점에 사용가능한 미니 CD기(ComNet1000F), 동전입출금기(COIN ATM), 무인계약상담기, 텔러용ATM 등 다양한 ATM 기기를 운용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LG엔시스도 ATM 기능을 수직 및 수평적으로 확장하는 사업을 내년에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LG엔시스는 사용자 대기시간 동안 대형 화면을 통해 광고를 내보내는 광고ATM기(ezATM)를 농협에 시험운용하고 있으며, 홍채인식 알고리즘을 이용한 보안 ATM기 등으로 영역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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