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신년특집]콘텐츠산업의 보고 `휴대폰`

 손안의 휴대폰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바뀌고 있다.

 휴대폰이 목소리만 오가는 음성전달 수단에서 멀티미디어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빠르게 진화하면서 그를 타고 오가는 게임, 음악, 캐릭터, 영화, 방송, 메신저 등 각종 모바일 콘텐츠가 엄청난 파괴력의 `돈폭탄`으로 거듭나게 된 것이다.

 모바일 콘텐츠업계는 벌써부터 오는 2007년까지 7조원(IDC코리아 추산, 6조9970억원)에 달하는 덩치로 커질 모바일 콘텐츠시장의 주도권을 먼저 잡기 위한 ‘레이스’에 나섰다.

 지금까지 인터넷이라는 온라인 공간에만 안주했던 콘텐츠나 휴대폰 단말기에 기본 장착된 콘텐츠 수준으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다는 절체절명의 생존의식이 짙게 깔려있다. 모바일 콘텐츠의 1단계 성장동력은 컨버전스(통합)라는 큰 물줄기에 실려있다. 유무선통신의 결합에서부터 모든 인터넷프로토콜(IP)의 연동, 무선 단말기간의 자유로운 소통 등이 모두 모바일 콘텐츠 확산의 거대 통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선 인터넷상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콘텐츠시장이 본격적으로 무선영역까지 뛰어들게 되는 2004년부터 모바일 콘텐츠시장은 가히 폭발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유비쿼터스 컴퓨팅이라는 명제가 현실화되고 있듯 어느 때, 어느 공간이나 어느 단말기든 인터넷이 가능해지고 콘텐츠 활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IT전문 조사기관 KRG의 김재윤 연구원은 “시장 초기 사이클에 나타나는 고도성장 특징과 유무선통합 본격화라는 환경적 요소가 결합돼 내년까지 모바일 게임을 포함한 모바일 콘텐츠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탈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무선통합은 지금까지 콘텐츠 이용 환경을 완전히 뒤집는 질적 변화의 과정이 될 것”이라며 “모바일 콘텐츠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소비자에게 직접 각인시키는 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이어 모바일 콘텐츠시장은 휴대폰 단말기의 고급화 및 이동전화망의 지속적인 진화에 힘입어 고도성장을 위한 ‘급피치’를 올릴 전망이다. 지금처럼 벨소리(음악), 캐릭터, 동영상서비스 등이 활성화된 것도 실상 콘텐츠업체들의 자발적인 보급 노력과 시장공략에 기인하기보다는 단말기 및 네트워크의 진화에 더 크게 영향을 받았다.

 64화음의 고화음 경쟁부터, 메가픽셀의 디스플레이, 동영상 촬영시간 연장 등의 경쟁이 없었다면 그만큼 빠른 단말기 기능개선은 기대할 수 없었을 것이며, 그에 따른 고품질 콘텐츠 활용도 저조할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이동전화사업자들은 네트워크 개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이동중에도 끊김 없는 고속의 주문형비디오(VOD)서비스를 제공할 만큼 망속도를 개선시켜 놓았다.

 이러한 단말기, 네트워크의 동시 발전은 모바일 콘텐츠시장 성장의 ‘고속도로’가 되고 있음은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단말기와 이동전화망의 진화는 거기에 오가는 내용물인 콘텐츠의 진화로 바로 연결된다. 지금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음악, 캐릭터, 동영상 콘텐츠 등이 앞으로도 모바일 콘텐츠의 주력 아이템으로 계속 머물러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2∼3년내에 모바일 콘텐츠의 주력상품이 모바일 전자상거래(모바일 광고)를 비롯해 모바일 방송(위성DMB), 위치기반서비스(LBS), 멀티메시징서비스(MMS) 등으로 재편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금이 바로 `가지고 놀던 콘텐츠`에서 `돈을 만들어내는 콘텐츠`로 변화하는 전환기인 셈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 "무선망 개방으로 빅뱅 일어난다"

 내년 모바일 콘텐츠부문의 이슈는 2004년 모바일 콘텐츠시장을 뒤흔들 가장 첫번째 핵심이슈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무선망개방’이다.

 지난해 무선망개방은 선언적으로 시행된바 있지만 유선포털의 무선망 연동이 아주 제한적으로 이뤄졌을뿐 아니라, 사용자 인증이나 과금 등 여전히 절차상의 논란이 산재해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 대형 포털들이 이끌어오던 콘텐츠부문 경쟁력이 모바일 콘텐츠시장을 어떻게 변모시킬지가 2004년 `돌풍의 핵`이다. 디지털방송과 모바일의 융합이 어떻게 진행되고, 발전될 것인가도 큰 관심사다.

 이미 SK텔레콤, KT그룹이 위성DMB사업에 뛰어든 상황이고 이 사업방향이 어떻게 잡히느냐에 따라 콘텐츠 시장은 크게 휘둘릴 수밖에 없다. 또 위성 디지털방송과 지상파 디지털방송이 각각 모바일과 어떤 접점을 찾을지도 2004년 모바일 콘텐츠시장을 가르는 핵심 이슈다. 방송과 모바일의 융합은 단지 2004년에만 머무는 한시적 화두가 아니라, 향후 2∼3년동안 모바일 콘텐츠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사안으로 군림할 전망이다.

 이밖에 인프라의 발전과 멀티서비스 확대에 따른 광고표현의 획기적 개선도 시장변화를 이끌 큰 변수이다. 모바일이 곧바로 유력한 광고매체로 부각되면서, 기존 방송, 인쇄 등에 국한됐던 광고시장도 ‘빅뱅’에 가까운 변화를 겪을 수 밖에 없다.

 ◆ 우리가 킬러 애플리케이션 `3인방`

 모바일 콘텐츠의 킬러앱은 앞으로 모바일 콘텐츠시장을 좌지우지할 킬러 애플리케이션은 무엇일까.

 혹자는 성인콘텐츠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여러 공신력있는 조사기관들의 전망을 종합할 경우, 모바일 전자상거래(M코머스), 텔레매틱스, 멀티메시징서비스(MMS)로 대략 압축될 수 있다.

 IDC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M커머스시장 규모는 오는 2004년까지 연평균 100% 이상의 고성장을 거듭하며, 이후 2005년 7800억원에서 2007년엔 무려 2조2000억원의 시장으로 3배 가까이 폭발적인 팽창을 가져올 전망이다.

 이처럼 IDC가 국내 M코머스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것은 한국 이동통신서비스시장의 세계적 선도성에서 기인한다. 한인규 IDC코리아 연구원은 “이동전화 부문의 세계적 테스트베드인 한국이 M커머스부문에서도 가장 앞선 성장력을 내보일 전망”이라며 “M코머스는 향후 모바일 콘텐츠시장이 지속적으로 커갈 수 있는 자양분의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텔레매틱스부문도 빼놓을 수 없는 ‘성장기대주’다. 이미 완성차업계는 물론 이동통신사, IT기업들이 줄줄이 텔레메틱스시장에 매달리고 있는 것은 텔레매틱스를 통해 구현될 ‘자동차안의 멀티콘텐츠시장’이 그만큼 가공할 만한 매력을 가졌음을 말해준다.

 IDC측도 가정, 회사와 함께 인간의 3번째 생활공간으로 자리잡은 차량에서의 통신환경 개선이 모바일 콘텐츠시장 성장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MMS는 여전히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강하게 띠면서 빼놓을 수 없는 콘텐츠 영역으로 자리를 잡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IDC코리아에 의하면 MMS 시장규모는 2005년부터 단문메시징서비스(SMS)를 완전히 따돌리면서 오는 2007년 63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한인규 연구원은 “통화연결음, 벨소리, SMS, 증권서비스 등 단편적이고 텍스트적인 콘텐츠의 성장률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것에 반해 방송, 게임 등 양방향성 콘텐츠들은 고도의 성장세를 탈 것”이라며 “조만간 모바일 콘텐츠도 적잖은 물갈이의 태풍을 맞게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