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비해 비교적 ‘신사적’인 영업 관행을 지켜왔던 이동전화사업자들이 연말께 대규모 과징금세례를 받으면서 올 한해도 어김없이 난장판 시장상황을 그대로 드러냈다.
불법행위의 ‘죄질’을 따질 수 있는 잣대인 통신위원회 과징금 규모가 이동전화 3사 모두 사상 최대기록을 경신해 또 다시 시장 이미지에 오점을 남긴 채 한해를 마무리했다.
특히 주무 감독기관인 통신위 외에도 현재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동전화 3사의 불법 광고·영업행위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어서, 연말연시 이동전화 시장엔 규제당국의 제재라는 ‘부끄러운’ 관심사로 등장할 전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제98차 통신위가 이동전화 3개사에 모두 300억원에 육박하는 사상 초유의 과징금을 부과키로 하면서 지난해 117억원에 불과했던 통신위 과징금은 올해 3배 가까운 수준으로 크게 늘어났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올해 선불이동전화 약관위반 등으로 28억여원 정도의 과징금만 물었지만, 이번에 117억원을 추가로 받게 돼 결국 통신위 과징금만 14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한해 통신위가 전체 이동전화 사업자를 대상으로 부과한 과징금보다 많은 돈을 혼자 부과받게 된 것이다. SK텔레콤은 특히 올해 SK그룹 비자금 사건 등으로 적지 않은 ‘외풍’에도 시달렸다. 이 회사는 그룹 계열사 광고를 부당 지원한 것으로 적발돼 지난 10월 공정위로부터도 51억2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부당행위로 인한 벌금이 무려 200억원에 육박했다.
그동안 과징금 규모가 다소 미미했던 KTF도 이번 충격파에서 헤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2억원의 과징금을 물었던 KTF는 올 들어 지금까지 부가서비스 무단가입 등의 사례로 8억여원의 과징금에 그쳤으나, 이번에 110억원을 부담하게 돼 지난해의 배 가까운 118억여원을 기록하게 됐다.
LG텔레콤의 경우 지난해 통신위 과징금 규모가 3사 가운데 가장 낮은 28억여원에 그쳤고, 올 들어 지금까지는 4억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통신위 심결에 따라 71억2000만원을 추가 부과받게 돼 올해 전체적으로는 지난해의 세배 가까운 큰 폭으로 과징금이 늘게 됐다. 특히 LG텔레콤은 이번 통신위 과징금 외에도 지난 1월 공정위로부터 계열사·협력사 직원들에 대한 PCS 판매 강제행위가 적발돼 당시 64억여원의 과징금을 물었다. 최하위 사업자인 LG텔레콤이 올 한해만 무려 14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물게 된 것이다.
특히 사상 최대규모로 내려진 이번 통신위 과징금 외에도 현재 공정위가 번호이동성 제도와 관련, 이동전화 3사의 부당광고 및 거래행위를 전면적으로 파헤치고 있어 과징금 여파는 내년초까지도 복병으로 남게 됐다.
통신위 관계자는 “지난 10월이후부터 이동전화 3사의 허위·과장광고는 물론이고 품질·서비스·요금과 관련한 각종 불공정행위를 조사중”이라며 “사업자들의 과당경쟁이 도를 넘어섰다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초께 과징금 등 강도높은 제재조치가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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