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CIO, 금융정보화 터닦기 주력

잦은 자리바꿈속 토종 인맥 대거 부상

 ‘금융권 투자위축 분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 은행CIO’

 은행의 정보시스템 부문을 총괄하는 최고정보책임자(CIO)의 올 한해를 요약하는 말이다.

 금융IT시장을 전망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CIO의 동향과 행보는 관련 IT업계의 초미의 관심사였다.

 올해에는 유난히 많은 은행들이 CIO를 교체했으며 각 은행CIO들은 IT통합과 차세대정보시스템 구축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또 내년에도 정보시스템의 고도화에 앞장서 은행CIO의 역할은 더욱 중요성이 높아질 전망이다.

 ◇해외파 퇴진, 토종 CIO 발탁=2003년 한해는 CIO의 자리바꿈이 심했다.

특히 그동안 정보시스템의 선진화를 위해 힘써왔던 해외파 CIO들이 물러나고 내부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이 CIO로 대거 발탁됐다는 점을 들 수 있다.해외 금융그룹에서 실전경험을 쌓은 인사들이 IMF이후 CIO로 국내에 대거 영입됐으나 이 가운데 제일은행 현재명 CIO를 제외한 하나은행 송갑조, 산업은행 서송자씨가 퇴진했다. 2000년 3월 취임했던 송 CIO는 총 3년간의 임기계약 만료로, 2000년 4월 해외파 영입케이스이자 은행권의 유일한 CIO로 이목을 끌었던 서 CIO도 임기만료로 자리를 물러났다.

 ◇올해 IT통합 등에 큰 역할=그저 순환보직의 한 자리로 생각돼던 정보시스템 부서에 대한 관심 증폭으로 CIO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대거 임원으로 발탁되는 등 CIO를 보는 은행의 시각이 달라졌다. 정진백 국민은행 CIO는 내년부터 도입할 차세대뱅킹시스템 프로젝트 방안을 마련했고 한미은행 배학 CIO도 1년 6개월에 걸친 차세대뱅킹시스템 구축작업에 착수했다. 또 김세웅 하나은행 CIO는 하나은행과 서울은행의 정보시스템 통합, 농협의 김광옥 CIO는 e뱅킹시스템의 전면 리모델링 프로젝트를, 현재명 제일은행 CIO도 통합보안시스템 구축을 완료하는 등 바쁜 한해를 보냈다.

 ◇내년 CIO 무게 더해질 듯=각 은행들은 내년에는 2007년부터 시행되는 바젤2협약에 대비한 리스크관리시스템 구축 등에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따라서 CIO의 역할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또 그동안 시스템 공급업체등의 횡포에 시달려온 은행CIO들이 내년부터는 제 목소리를 내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어 은행CIO들은 금융IT시장의 주역으로 주목을 끌것으로 예상된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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