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분산투자로 리스크 줄이기 주력
올해 벤처캐피털들의 영화투자 성적은 지난해보다 수익률은 개선됐지만 이른바 ‘대박’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무한투자·한국기술투자·IMM창업투자·MVP창업투자 등 올해 영화투자를 집행한 주요 벤처캐피털들은 투자대상 영화의 대부분이 수익을 내면서 투자실적이 호전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지난해와 달리 편당 10억원 미만의 비교적 적은 자금을 투입,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한 리스크 줄이기에 주력해 큰 수익을 낸 사례는 많지 않았다.
이는 과거 20억∼3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고도 흥행 및 수익창출에 실패한 경험이 작용한데다 최근들어 편당 제작비 상승에 따른 손익분기점(BEP) 동반상승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무한투자(대표 한기원)는 영화투자 부문에서 마이너스 수익을 기록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흑자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다. 올해 9억원을 투입한 ‘살인의 추억’이 약 110% 정도의 수익률이 예상되는데다 ‘장화,홍련(18억원 투자)’이 약 80%의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 28억원의 영화투자에 나선 한국기술투자(양정규)는 5억원을 투자한 ‘색즉시공’이 100%에 가까운 수익을 냈고 ‘클래식(8억원)’이 13.4%, 그리고 내년초 집계되는 ‘똥개(3억원)’·‘조폭마누라2(10억원)’ 등에서 각각 5∼10%, 25% 정도의 수익을 내다보고 있다.
IMM창업투자(대표 김지훈)는 ‘동갑내기과외하기’, ‘스캔들’, ‘살인의 추억’ 등 투자영화의 흥행으로 150%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영화의 대박에도 불구하고 투자액은 각 2억원 정도에 불과해 실질적인 회수이익은 크지 않을 전망이다.
MVP창업투자(대표 윤두건)는 올해 개봉한 ‘첫사랑사수궐기대회(8억원 투자)’를 통해 약 20% 정도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지만 10억원이 투입된 ‘영어완전정복’이 약 10% 정도의 손실이 예상돼 큰 재미는 보지 못했다.
이밖에 소빅창업투자는 지난 상반기 개봉된 와일드카드에 5억원을 투자, 약 10%정도의 투자수익을 거뒀다.
한편 올해초 15개 벤처캐피털이 모여 결성한 영상투자협의회(회장 정준홍 IMM창투 이사)의 내년 활동도 주목된다. 올해 표준 투자계약서 등을 통한 영화투자 표준화에 나서온 영투협은 내년에 회원사가 공동으로 영화에 투자하고 관리하는 프로젝트에 착수할 예정이어서 그 성공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영투협 회원사들은 총 26개 영상투자조합을 결성, 운용중이다.
정준홍 회장은 “내년에는 될성 부른 영화를 중심으로 투자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라며 “해외시장까지 겨냥한 블럭버스터급 영화가 아니라면 국내 시장에 적합한 규모의 영화에 우선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