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신년특집]품질경영 키워드 6시그마

 ‘불량률 제로(0)에 도전한다.’

 품질에 관한 최고 석학인 주란(Joseph M. Juran)은 “열려있는 세기는 품질의 세기이다”라고 말했다. 품질이 기업과 국가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열렸다는 의미다.

 정보화 시대,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지면서 품질경영은 이제 기업 경쟁력의 필수 요소로 자리잡았다.

 ◇품질경영 핵심 6시그마=국내 대표기업 삼성전자는 품질경영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월 28일 수원사업장에서 윤종용 부회장을 비롯해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6시그마 축제’를 개최하고 올해 1만여건 이상의 프로젝트 진행, 1조원 이상의 재무 개선 효과를 이룩했다고 밝혔다.

 6시그마의 통계적인 정의는 1백만개의 제품이나 서비스중 3.4개의 불량만을 허용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생산성 향상과 경영혁신 활동을 계량화하고 글로벌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난 2000년부터 6시그마 경영을 도입했다.

 전체 임직원의 90% 이상이 6시그마 교육에 참여하는 등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기술 역량과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 제조는 물론이고 마케팅, 구매, 지원 등 모든 분야에서 6시그마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LG전자는 국내 대기업 중 최초로 6시그마를 도입, 생산현장의 경영혁신을 이끌고 있으며, 고유의 경영혁신 툴인 TDR(Tear Down and Redesign)와 DMS(Digital Manufacturing System)을 통해 혁신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LG의 혁신 활동을 주도해온 김쌍수 부회장은 “과거의 성과에 만족하기 보다는 다가올 미래를 내다보고 진취적으로 대응할 때 혁신은 이뤄지는 것이므로 강한 회사를 달성하기 위해 더욱 강력하게 혁신활동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기업외에 중소기업도 6시그마 도입이 한창이다.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원가를 절감하고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선 무엇보다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비제조업도 6시그마=최근들어 6시그마는 제조업에만 국한되지 않고 비제조업도 응용, 적용되고 있다. 바야흐로 6시그마 열풍이 몰아치고 있는 것이다.

 KT는 최근 분당 본사에서 이용경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지난해 5월부터 진행된 초고속인터넷 분야 10개의 6시그마 시범과제 성과 발표회를 개최했다. KT 노태석 품질경영실장은 “10개 시범과제중 성과에 대한 분석이 끝난 7개 과제에서 29억여원의 재무효과와 인터넷 속도개선 및 효율적 투자 프로세스 정립 등의 비재무적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삼성캐피탈은 지난해부터 로버트 티 블랙 부사장의 지휘 아래, 6시그마 전문인력 188명을 양성했다.

 6시그마는 공공기관과 공기업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정보통신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철도청, 서울도시철도공사에 이어 6시그마 도입을 위한 중장기 전략 수립에 돌입한 데 이어 조달청도 6시그마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특히 정통부는 진대제 장관의 지시로 우정사업본부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 정책을 결정하는 부서에도 6시그마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정부 각 부처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품질 CEO가 뜬다=6시그마의 성공사례 뒤에는 항상 혁신적인 카리스마를 가진 최고경영자(CEO)가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GE의 잭 웰치 전회장. 잭 웰치는 재임기간 6시그마 운동을 통해 GE의 순이익을 40배 이상 증가시켰다. 잭 웰치는 6시그마 운동을 승진 승급과 연계시키며 전사원의 참여를 독려했다. 국내에서는 현장 경영의 달인 김쌍수 LG전자 부회장과 삼성 애니콜 신화의 주역 이기태 사장이 대표적인 품질 경영의 CEO로 꼽힌다.

<김익종기자 ijkim@etnews.co.kr>

◆ 기고 - 월드퍼스트 월드베스트만이 살 길

 삼성전자 사장 이기태 ktlee@samsung.com

 품질 경영의 기본은 최고 품질의 제품으로 진정한 의미의 고객 만족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최고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미래산업의 트렌드 및 기술 변화 추이를 파악해 남보다 먼저 새로운 사업을 발굴, 육성함으로써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수한 기술력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바탕으로 세상에 없는 새로운 제품을 가장 먼저(World First) 만들고, 세상에 이미 있는 제품이라면 가장 좋게(World Best) 만들겠다는 신념도 품질 경영의 일환이다.

 품질 경영을 통해 제품의 경쟁력을 보장할 수 있으며, 제품의 경쟁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치열한 세계 시장에서 제 값을 받아 낼 수 있다. 삼성 휴대폰 사업의 고속 성장에는 품질 경영을 통한 월등한 제품 경쟁력이 그 바탕이 됐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삼성전자는 ’제품의 최고 가치는 품질에 있다’는 신념 아래 국내·외 통신 시장을 선도해 왔다. 어떠한 악조건과 극한 상황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하는 휴대폰을 만들겠다는 임직원 모두의 신념이 오늘날의 애니콜(Anycall)을 있게 한 것이다.

 이러한 품질 경영의 결실로 애니콜은 국내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6년 연속 1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애니콜의 국내 브랜드 가치가 3조3000억원에 이른다. 이는 ‘초일류가 되지 않으면 2류, 3류가 되는 게 아니라 그대로 망해버린다’는 ’삼성 신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고객과 브랜드를 중시한 품질경영 활동을 펼친 결과다.

  삼성은 특히 품질 경영의 일환으로 통신 관련 표준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삼성은 3GPP, ARIB, TTC, ETSI 등 각종 3세대 이동 통신 표준화 단체에서 주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다가오는 4세대 이동 통신 표준화를 위해 세계적인 석학 및 사업자, 제조 업체들이 참석한 4G포럼을 주최해 이동통신 표준화를 이끌어 갈 계획이다.

 삼성 휴대폰 사업은 지금까지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품질 경영을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해 왔으며, 앞으로도 제조, 마케팅, 구매 등 기업 활동의 전 과정을 통해 최고의 품질로 고객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 우리회사 최고 MBB

 6시그마의 최고 전문가 마스터블랙벨트(MBB). MBB는 곧 기업 품질 경영의 상징이다. 제조현장을 누비며 무결점 제품 개발에 비지땀을 흘리는 MBB 두 사람을 만나봤다.

 ◇LG전자 에어컨사업부 연구1실 이인갑 주임

 “늘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LG전자에서 가장 빨리 마스터블랙벨트(MBB)를 획득한 최연소 사원인 이인갑 주임(29). 에어컨 사업부 연구1실에서 근무하며 LG전자의 품질 경영을 현장에서 앞장서고 있다.

 이 주임은 올해로 입사 4년차를 맞는다. 대학 졸업과 동시에 LG전자에 입사한 그는 입사 2년만에 GB(Green Belt)를 획득했으며, BB(Black Belt)와 MBB(Master Black Belt)를 잇따라 땄다.

 그는 최연소 MBB 획득 비결에 대해 “남들만큼 노력을 했을 뿐인데 운이 따랐다. 특별한 비결보다는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 고정관념을 깨고 항상 새로운 시각에서 업무를 접하고, 현재보다 효율적인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했다”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6시그마 MBB 도성희 과장

 삼성전자 텔레커뮤니케이션네트워크(TN)총괄의 도성희 과장(39세)은 현재 6시그마 MBB로 프로젝트 지도와 해외 BB(Black Belt)교육을 담당하고 있다.

 도성희 과장은 지난 2000년에 6시그마 BB교육을 받아 BB인증을 받았으며, 지난 2001년에 삼성전자 1기 MBB인증을 받은 인물이다.

 도성희 과장이 MBB인증을 받으기까지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주위에 6시그마에 대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 없었기에 초기 개척과정이 힘들었다. 가장 짧은시간에 6시그마를 정착시키기 미국 기업을 벤치마킹했다.”

 그는 ’휴대폰 LCD 시장불량 감소로 실패비용 절감’이라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등 여러 프로젝트를 무사히 수행한 공을 인정받아 MBB 인증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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