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케이블TV 셋톱박스의 케이블카드(POD 제한수신모듈) 사용 의무화를 앞둔 가운데 케이블카드 인증이 늦어져 내년부터 케이블카드 사용에 차질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케이블카드 인증을 받아야 하는 CAS(수신제한장치)업체들은 TTA로부터 케이블카드 인증을 위해 각종 성능테스트를 모두 마쳤으나 콘텐츠 보호기능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해 최종 케이블카드 인증을 받지 못하고 있다.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의 케이블카드에 대한 인증항목에는 콘텐츠 복제방지기능이 있으며 이 기능을 테스트하기 위해서는 모토로라로부터 ‘디패스트’ 알고리듬에 대한 라이선스를 받아야 한다. 올해 초부터 이와 관련, 모토로라와 협의를 진행해온 TTA는 지난달 미국 모토로라에서 라이선스 제공 관련 공문을 보내왔으며, TTA는 미국 케이블랩스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가격과 조건들을 수용하는데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아직도 모토로라와 최종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해 당초 예상보다 인증이 늦춰지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콘텐츠 복제방지 테스트를 제외한 모든 테스트를 마친 이데토엑세스·나그라비전·NDS코리아 등은 당장 내년부터 상용화를 앞두고 발만 구르고 있다. TTA로부터 케이블카드 인증을 받지 못하면 국내에서 케이블카드 상용화는 물론 제품으로 판매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CAS업체들이 케이블카드 인증을 받고 케이블카드에 카스를 풀어주는 모듈을 장착하는 등 1∼2개월이 소요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며 “당장 인증을 받는다 하더라도 내년부터 케이블카드 양산하고 적용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TTA 측은 일부 행정적인 문제가 남아있기는 하나 늦어도 올해 안에는 모토로라와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근구 디지털방송시험 팀장은 “몇가지 법률적인 사항과 이견을 조율하고 있어 올해 안에는 라이선스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테스트와 관련한 준비도 모두 마쳐, 라이선스를 받으면 내년 1월 안에 인증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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