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쿼터스 혁명이 시작됐다](48)MIT 미디어랩 `해비타트 프로젝트`

 지난 10일 월터 벤더 MIT 미디어랩 소장의 ‘유비쿼터스 컴퓨팅 국제 심포지엄’ 특별강연을 계기로 MIT 미디어랩이 수행하는 각종 첨단 연구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MIT 미디어랩은 △바이어럴 커뮤니케이션(Viral Communication) △상식을 갖춘 기계(Machine with Cmmon Sense) △예술과 발명(Arts and Invention) △극단적 인터페이스(Extreme Interface) △비트와 분자(Bits & Atoms) △전자화된 개발(eDevelopment) 등 첨단 IT분야에서 다양한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그 가운데 사람을 연결하는(Human Connectedness) 해비타트(Habitat) 프로젝트는 가까운 미래에 구현될 유비쿼터스 환경을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해준다.

 MIT 미디어랩 유럽 연구소가 진행중인 해비타트 프로젝트는 모든 생활 사물을 부엌의 테이블에 투사, 원격지에서도 친구나 부모님이 무엇을 하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연구 과제다.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다 더 가깝고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방법에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연구소는 우선, 부엌의 테이블에 RFID 태그 판독기(radio tag readers)와 프로젝터(projectors), 그리고 컴퓨터를 설치했다. 물론 이 테이블에 올려지는 모든 사물에는 반드시 RFID 태그가 붙어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상대방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지금 어떤 상태인지 등의 상황센스(added sense of context)를 제공하는 것이다.

 판독기들은 상대방의 테이블 위에 현재 무엇이 놓여져 있는지를 읽게 된다. 예를 들어 컵, 맥주, 소주, 담배, 책, 편지지 등의 RFID 태그가 부착된 사물들을 판독해 이들 사물의 이미지을 테이블 밑에 부착된 컴퓨터와 프로젝션을 통해 상대방 테이블로 전송, 디스플레이하는 방식이다.

 만약 커피잔을 테이블위에 올려 놓으면 이 컵의 이미지는 자동으로 상대방 테이블에 디스플레이된다. 커피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고 다시 테이블 위에 놓을 때마다 아주 새롭고 쌍방향적인 이미지들이 다른 테이블에 팝업된다. 상대방의 다양한 활동들을 하나의 그림같은 리코드로 제공하는 것이다.

 테이블에 나타나는 이미지를 활용하면 상대방의 특별한 활동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가령, 오랫동안 지속되는 이미지들은 점점 더 크게 디스플레이 되도록 한다. 테이블 위의 어떤 사물이 사라지면 그 이미지는 상대방 테이블 위에서 색깔을 잃고 아주 천천히 사라진다. 반대로, 어떤 사물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그 이미지는 상대방 테이블에 점점 더 크게 나타나게 하는 것이다.

 더나가, 상대방이 지금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도 전달받을 수 있다. 책의 이미지가 나타나면 이는 직장에서 일을 끝내고 돌아와 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담배갑이 나타나면 상대방은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이 때 전화를 걸어주면 상대방은 정말 기뻐하고 감사할 것이 분명하다.

 해비타트 프로젝트는 결국 PC, 키보드, 마우스 등을 아주 작게 만들어 일상생활의 모든 사물에 내장시킴으로써 ‘사라지는 컴퓨팅(The Disappearing Computing)’을 구현하자는 데 의의가 있다. 이같은 보이지 않는 컴퓨팅은 곧 미래 유비쿼터스 환경의 기본 개념이기도 하다.

 아스팩국제경영교육컨설팅의 차원용 소장은 “유비쿼터스 혁명을 말로만 부르짖는 NATO(No Action Talking Only) 수준이 아니라 일상 생활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유비쿼터스 기술의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 준다는 점에서 MIT 미디어랩의 해비타트 프로젝트는 주목할만 하다”고 말했다.

 ◆ MIT 미디어랩의 주요 연구 프로젝트

 △음악을 담은 병(Musical Bottles): MIT 미디어랩의 히로시 이시이교수 팀이 디지털화된 정보에 물리적 실체를 부여하기 위해 개발한 것으로 병의 마개를 열면 특정음악이 흘러 나온다. 주부들이 부엌에서 양념병을 사용하듯 컴퓨터를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표다.

 △페인터블 컴퓨팅(Paintable Computing): 극소형의 무수한 컴퓨터 칩을 특정 물체의 표면에 칠할 수 있도록 한 기술. MIT 미디어랩이 `비트와 분자(Bits & Atoms)`를 모토로 극미 세계의 복잡한 시스템들을 자체적으로 형성하고 표출하는 방식을 연구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전자잉크(Electronic Ink):세계에서 가장 짧은 펄스의 레이저를 개발했던 MIT 미디어랩의 조 제이콥슨 교수가 전자잉크 마이크로 캡슐을 이용해 개발한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 종이에 적힌 것처럼 읽기 쉽고, 전력 소모가 적으며, 어느 각도에서나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지능형 건축표면(Samart Architectural Surfaces): PC 수준의 컴퓨터 기능을 모듈로 구현하고 이를 무선 통신으로 연결한 지능형 벽. 여러 개의 모듈을 연결해 다양한 디스플레이 기능을 제공하며 각 모듈이 자체로 카메라, 음성, 거리 센싱 기능을 갖고 있어 사용자와 대화하는 프레젠테이션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사용할 수 있다.

 

 

 팀장 : 주상돈기자 sdjoo@etnews.co.kr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

 조윤아기자 forange@etnews.co.kr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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