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연 박철완 연구원 `2차전지 보고서` 발표

 세계적으로 휴대폰 폭발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산자부 기술표준원이 안전책의 일환으로 2차 전지에 대한 ‘안정인증제’ 도입을 검토하자 2차전지분야 전문가인 전자부품연구원 박철완 선임연구원(33)이 이를 공개적으로 비판, 주목된다.

 박 선임연구원은 ‘리튬금속 2차전지와 리튬이온 2차전지의 비교, 안전사고에 대한 해설’이란 보고서를 최근 작성, 2차 전지 안전성에 대한 기준은 ‘정부가 설정하는 것’보다 ‘오히려 세트 업체가 선정, 기업 차원에서 운영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휴대폰 기능이 갈수록 향상되고 다양해짐에 따라 2차전지의 사용패턴(전류를 본체에 공급하는 형태)도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반해 정부의 규격화된 안전인증제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2차전지의 경우, 최고의 안전성은 휴대폰업체가 제품 특성에 맞게 작성한 안전성 기준을 통과한 ‘정품’에서만 얻을 수 있고 세퍼레이터·칩세트 등 인증제 도입에 필요한 기준은 휴대폰업체 노하우와 직결돼 인증 기준이 공개되길 기피한다고 설명했다.

 설령 정부가 휴대폰 업체의 안전 기준을 입수, 2차전지의 안전 인증제 도입에 이를 참고하더라도 이미 수년전에 작성된 기준이기 때문에 정부 제도는 현재의 시장과 기술 동향을 담지 못하는 등 현실성이 매우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또 “2차전지에 대한 안전성 평가를 수행할 만한 정부 출연기관이 국내에 드물 뿐더러 그 능력은 휴대폰 업체의 연구인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4∼5년 뒤쳐져 있다”며 ‘왜 인증이 필요한가’라며 기술표준원측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 2차전지 선진국인 일본에서 조차 정부 차원의 안전인증제 도입을 논의하지 않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휴대폰 업체의 안전기준외에 별도로 또 하나의 규제를 만드는 것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휴대폰·2차전지 산업 발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직접 안정인증제를 도입하려는 것은 전지안전성 부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데서 비롯됐다”고 진단하고 “휴대폰 업체들이 정부의 공신력을 필요로 해서 요청할 경우, 안전인증제를 도입하더라도 늦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술표준원 광전재료과측은 “안정제 인증 도입에 따른 산업의 대외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지만 휴대폰 폭발에 따른 소비자 피해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며 “내년께 2차전지를 안전인증 대상품목으로 강제·비강제적으로 지정할지에 대해 본격 논의한다”고 밝혔다.

 <안수민기자 sm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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