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00mm 설비투자 확대 의미

 삼성전자가 300㎜ 설비투자 확대에 팔을 걷어붙였다. 그동안 ‘위험부담이 높은 300㎜에 가장 먼저 투자하는 기업도, 한물간 200㎜를 가장 늦게 투자하는 기업도 되지 않겠다’던 삼성전자가 내년을 300㎜ 본격투자의 해로 삼은 것은 시장상황이나 기술력에서 투자성공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드러난 300㎜ 설비투자 로드맵대로라면 삼성전자는 내년에 D램업계는 물론 세계 반도체업계 전체에서 최강의 300㎜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설비투자 추진상황=삼성전자는 당장 내달부터 300㎜ 투자의 고삐를 단단히 조일 태세다. 우선 1월에 12라인 페이즈1의 후속투자인 페이즈2를 신설하고 2월엔 별도의 라인인 13라인 페이즈1 투자를 단행하기로 했다. 이의 일환으로 삼성전자는 지난달 21일 13라인 오퍼레이션을 맡을 내부 엔지니어를 선발, 해외장비업체연수단 발대식을 갖고 장비수주가 확정된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도쿄엘렉트론, 노벨러스시스템스 등 해외 장비업체에 1∼1.5개월의 일정으로 장비연수단을 파견했다.

 내년초 복귀하면 이들을 중심으로 13라인 페이즈1 투자를 본격적으로 추진, 2월 중순께 모든 장비의 셋업을 마치고 시험가동에 들어간다는 계획 아래, 최근 장비 및 설비 구두발주 작업을 마쳤다.

 이밖에도 12라인 페이즈3는 당초 구축일정인 7월보다 2∼3개월 앞당겨 진행해 300㎜ 설비투자에 가속도를 붙이는 한편 7월엔 13라인 페이즈2에 대한 투자도 실시, 타의 추종을 불허할 방침이다.

 ◇의미=삼성전자가 12라인 설비투자 프로젝트인 ‘T(Twelve)프로젝트’와 13라인의 ‘G(Giga)프로젝트’를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 300㎜ 투자에 가속도를 내기로 한 것은 내년도 메모리 시장이 수요회복으로 사상 최대의 호황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데다 MPS라인·12라인 페이즈1을 운용하며 단기간에 목표수율을 초과달성하는 등 시장전망이나 기술력면에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실제 올 연말까지 주력 미세공정을 0.11미크론급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한 D램업체들은 많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를 실천한 업체는 삼성전자 한 곳에 불과하다. 여기에 최근 3년간 지속된 반도체 불황 여파로 모든 D램업체들이 적자에 허덕이는 와중에도 삼성전자는 상당한 수익을 올렸다. 이는 투자여력 확대로 이어져 300㎜ 투자 선발업체격인 인피니온테크놀로지를 비롯해 인텔, ST마이크로 등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는 여타 반도체업체들을 따돌릴 수 있게 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내년에만 월간 4만9000∼5만2000장의 300㎜ 웨이퍼 생산능력을 새로 확보하게 돼 단일업체 300㎜ 연간투자 규모로는 당분간 깨지지 않을 세계 최고 기록을 수립하게 될 전망이다.

 ◇효과=200㎜ 대비 300㎜ 웨이퍼의 반도체칩 생산량은 산술적으로 2.25배에 달한다. 따라서 내년에 삼성전자에 신설될 약 5만장의 300㎜ 웨이퍼 가공능력은 기존 200㎜로 환상할 경우 11만장 이상에 해당한다. 즉 128Mb 콤포넌트 기준으로 올해 약 17억개를 생산하는 삼성전자로서는 내년에 20억개를 훌쩍 넘겨 최대 25억개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반도체칩 생산량이 그 만큼 늘어나면 D램 라인을 플래시메모리로 전환하면서 지난해 32.2%에서 올해 29∼30%(추정치)로 낮아진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을 내년을 기해 다시 회복시킬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다.

 또한 12라인의 월 3000장 규모로 가동중인 플래시메모리 생산능력을 월 8000장 이상으로 높일 수 있어 ‘수요급증-공급부족-가격폭등’의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며 삼성전자의 캐시카우로 부상한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 시장 지배력을 더욱 높일 수 있게 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수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세계 D램 및 S램 시장은 물론 올해 세계 1위로 부상한 플래시메모리를 포함해 메모리 분야의 3관왕 지속효과는 물론 추격해오는 2위권 국가와의 격차도 한층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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