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세인 생포…이라크 관련 우리기업들 표정

 지난 주말 후세인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 발표 이후 국내 기업과 경제전문가들은 ‘체포 효과’와 ‘향후 영향’을 분석하면서 조심스럽게 대이라크 진출 및 수출 상황 타진에 들어갔다. 실제로 각종 국내외 금융지표들은 15일 일제히 호조를 나타내 이번 후세인의 체포가 세계경제 및 한국경제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음을 반영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테러 위험 등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이라크 재건 사업에 우리가 얼마나 참여할 수 있을지 여부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건설은 물론 전기·전자·IT업계 등 이라크 전후복구 사업에 참여하거나 진출을 모색하고 있는 기업들은 후세인 체포소식을 접한 직후 전사차원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진출 확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은 후세인 체포로 불안한 이라크 정정이 급속히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현지 및 주변 국가 주재원들로부터 시시각각 상황을 보고받는가 하면 중동사업 확대방안도 검토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전자업계는 후세인 체포를 계기로 이라크 시장에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고 상황전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를 계기로 이라크내 치안상황이 호전될 것이라는 예측도 있지만 반대 전망도 있어 아직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이라크 시장이 안정적으로 변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최근 설립한 이라크 분소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전 이후 지사 설립을 추진했던 LG전자도 이번 사건이 향후 현지 공략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논의는 없지만 향후 전개될 상황 변화를 주시하며 시장확대 등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며 “이 과정에서 주춤했던 지사 설립 논의가 활기를 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지난 5월 중동특수를 경험했던 셋톱박스 전문업체인 휴맥스측은 “후세인 체포가 수요확대의 중요한 모멘텀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중동을 총괄하고 있는 두바이 현지법인을 통해 기존의 유통망과 배급선을 활용 공격적으로 접근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그다드 시내에 지사가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은 후세인 체포를 계기로 중고차와 위성방송 수신기, 섬유, 합판 등 주요 품목의 대이라크 수출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으며 필요에 따라 현지채용인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삼성물산은 사실상 유명무실해진 이라크사업 태스크포스팀을 본격 가동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현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현대종합상사도 IT, 가전, 철강 등 이라크 거래품목을 중심으로 사업확대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대우건설과 현대건설 등 건설업계도 그동안 공동사업을 해 왔던 엑손모빌, 더치셸 등 미국내 석유 메이저와 벡텔, 플로어다니엘 등 대형 엔지니어링업체들과의 접촉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KOTRA측은 바그다드무역관 김규식 관장이 “후세인 생포로 위험요소가 모두 없어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장기적으로 이라크 치안 안정에 보탬이 될 것”이라며 “지금 우리의 관심인 전후복구 참여와 우리 상품이 이라크에서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는 호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고 전해왔다.

 박병원 재경부 차관보도 “국내적으로는 이라크 파병에 대한 부담이 가벼워져 경제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고 “국제 경제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우리로서는 국제 정세 안정으로 매우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심규호기자 khsim@etnews.co.kr><김준배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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