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파트너로 낙점…내년 제품 출시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윈도의 파트너로 일본에서 만들어진 유비쿼터스 엔진인 ‘트론(TRON:The Realtime Operating System Nucleus )’을 택했다.
MS의 후루가와 쿄 부사장은 11일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일본이 만든 기본 운용체계(OS)인 트론과 제휴해 빠르면 내년중에 일반 소비자용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9월 MS가 트론에 기반을 둔 소프트웨어와 반도체 규격을 만들어나가는 ‘T엔진포럼’에 참여키로 결정하면서 어느 정도 예상됐지만 시점이 의외로 빨라졌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후루가와 부사장은 이날 도쿄에서 열린 트론 전시회 ‘트론쇼 2004’에 참석해 “트론과 MS의 OS가 제휴함으로써 효과적인 소프트웨어가 개발돼 기업은 원가 절감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방증하듯 MS는 이번 쇼에서 단일 CPU와 메모리상에서 MS 윈도와 트론이 동시에 작동하는 시험 제품을 선보였다. 후루가와 부사장은 “빠르면 내년에 디지털 카메라 등 트론상에서 윈도 CE가 탑재된 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MS의 이같은 방침이 최근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며 다시 각광을 받고 있는 트론에 대해 MS가 ‘유비쿼터스 환경에서의 OS로 인정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MS의 결정이 다양한 기기를 싸고 안전하게 빨리 연결시키려는 트론의 철학을 받아들여 포스트PC시대를 준비하겠다는 구상의 하나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론과의 제휴모델에 대한 수익성을 묻는 질문에 후루가와 부사장은 “트론으로 작동하는 윈도CE를 이용하는 업체로부터 라이선스 요금을 징수할 계획”이라며 “기존에 윈도를 이용하는 업체는 트론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론은 지난 94년 일본식 컴퓨터 운용체계로 세상에 나온 이래 PC운용체계로서 세계 표준을 노렸지만 도스, 윈도 등 MS의 OS에 밀려 실패한 전력를 가지고 있다.
트론의 개발자인 도쿄대 사카무리 겐 교수는 “MS의 윈도 같은 일반 운용체계를 버스에 비유한다면 트론은 경차에 불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속도가 빠르고 반도체에 심을 수 있는 게 장점이지만 크기가 작아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돌릴 수는 없었다는 설명이다.
<명승욱기자 swmay@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