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부터 보안업계가 의욕적으로 공략하고 있는 일본시장에서, 분야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네트워크 보안업체는 최근 들어 굵직한 수출 계약을 맺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백신 업계의 경우 늘어나는 투자 비용에 비해 실적은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어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네트워크 보안업체는 신바람=네트워크 보안업계의 일본 사업이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다. 네트워크 보안 솔루션은 주로 기업 시장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최소 1년 이상의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한데 2001년부터 시작된 네트워크 보안업체의 일본 진출 전략이 최근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이다.
어울림정보기술은 지난달 말 일본 무인경비업체인 세콤조신에츠와 700만 달러 규모의 통합보안솔루션 수출 계약을 맺었다. 앞으로 1년 동안 수출이 확정된 금액은 300만 달러이다. 이 금액은 국내 보안업체의 일본 수출 계약 중 최대 규모다. 어울림정보기술은 연말까지 1차 인도분으로 60만 달러 상당의 통합보안솔루션을 선적할 예정이다.
서버보안업체인 시큐브레인은 지난 9월 일본의 미라클리눅스와 서버보안솔루션인 ‘하이자드’의 판매 계약을 맺었으며 최근 이 제품이 일본 굴지의 IT 업체인 NEC의 핵심전략 상품으로 선정됐다. NEC는 현재 일본정부가 추진 중인 전자정부 프로젝트를 비롯해 지자체와 금융기관 등에 3년간 100억원 가량의 제품을 판매할 계획이다.
◇백신업체는 수출 부진에 고전=백신업체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2000년 일본 시장에 진출한 안철수연구소는 투자 비용은 갈수록 늘고 있지만 오히려 실적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최근 일본법인장이 퇴직하면서 조직이 흔들리는 3중고를 겪고 있다. 최근 안철수연구소는 일본법인을 설립한 후 지금까지 20억원의 채무를 보증해줬다. 여기에 현지 직원의 임금이나 운영비 등 고정비용을 더하면 30억원 가량을 일본 시장에 투자한 셈이다.
반면 수출실적은 뒷걸음질치고 있다. 안철수연구소는 2002년과 2001년에 각각 13억3000만원과 14억5000만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다.
하우리 역시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작년 8월 현지법인을 설립한 하우리는 현재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해 대대적인 투자를 했지만 수출 성과는 거의 나오고 있지 않다.
◇틈새시장 공략에 승부건다=일본 진출 경험이 있는 국내 보안업체는 일본 시장에 대해 “시장은 크지만 진입장벽이 매우 높은 것”으로 분석한다. 일본 토종 보안업체가 없기 때문에 외국보안업체와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지만 역으로 경쟁 상대는 세계 굴지의 보안업체인 셈이다.
또 품질 검사에 까다롭기로 소문난 일본 시장에서 저가 공세 등 품질이 전제되지 않은 어떠한 전략도 성공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일본 시장의 이같은 특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국산 업체들의 수출 실패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국내 보안업체는 일본 시장 진출의 해법을 틈새시장에서 찾고 있다. 외국 보안업체가 하지 못하는 아이디어 상품을 일본 시장에 최적화된 상태로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돌파구라는 지적이다.
특히 초고속인터넷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앞서고 있는 국내 온라인 보안서비스로 승부를 거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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