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한 차례 공급과잉설에 휩싸였던 LCD업계가 또다시 내년 LCD 공급 과잉설이 불거지면서 LCD업계들이 최근 시장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실제로 공급과잉이 발생할 경우 수익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게 돼 향후 투자계획을 다시 원점에서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 시장조사기관은 공급과잉이 발생하더라도 내년도 LCD업계의 수익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는 등 2001년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개최된 KDC 2003행사에도 공급과잉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전개됐다.
△공급 과잉이다.
동부증권은 최근 배포한 ‘TFT LCD 산업’이라는 보고서에서 내년 삼성전자, LG필립스LCD의 신규라인 조기가동과 대만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로 최소 2005년 초까지 5세대 이후 LCD라인이 7개가 추가되는 데 따라 내년 2Q 7, 8%의 공급과잉을 시작으로 2005년 초에는 14.5%까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민희 애널리스트는 “대만 모니터 업체들이 수익 감소를 견디다 못해 지난 10월, 11월 LCD 모니터 가격을 인상하는 데 따라 LCD모니터 수요가 정체되고 있으며 내년에는 대만업체들의 5세대 라인의 수율도 적정 수준에 오르게 된다”며 “차세대 LCD 패널 수요처로 부상하는 LCD TV의 경우에도 30%에 불과한 수율 때문에 적정 마진이 보장 안돼 늘어나는 LCD 생산캐파를 수용해내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281달러인 17인치 LCD모니터 패널가가 오는 2004년 말에는 209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올해 초 공급과잉설에 대해 “대만업체들의 수율이 6개월 내에 정상화될 것으로 예상해 공급과잉설이 제기됐으나 예상보다 적정 수율까지 올라가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오래 걸려 공급 과잉이 이루어지지 못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디스플레이뱅크의 김광주 이사는 “전세계 LCD제조업체들의 내년 증설분을 감안하면 공급과잉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며 “후발업체들이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급 과잉이 아니다.
CJ투자증권의 박현 애널리스트는 “앞으로의 증설상황을 감안해보더라도 지속적으로 수요와 공급이 적정한 수준으로 맞물려 돌아갈 것”이라며 “다만 내년 상반기에는 소폭의 오버서플라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반면 LCD패널업체들은 내년에도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 있다. 비오이하이디스의 최병두 사장은 “내년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1∼2%의 공급 부족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LG필립스LCD의 최동원 담당은 “대부분의 시장 조사기관들이 올해 초 공급과잉을 예상했으나 모니터, 노트북, TV 등의 인치가 커지면서 결국 쇼티지가 지속됐다”며 “월 600만대를 생산하는 패널업체가 각 제품의 사이즈를 1인치씩 키운다면 월 6만장의 원판 글라스가 소요되는 5세대 라인이 추가로 필요할 정도여서 내년에도 공급과잉은 발생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9일 KDC2003 행사 발표를 위해 방한한 디스플레이서치의 로스영 회장은 2004년부터 “5% 정도의 공급과잉이 발생해 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게 될 것”이라며 “그러나 LCD의 재료비 등이 판가보다 더욱 떨어질 것으로 보여 LCD업체들은 2004년에 최대의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07년까지 LCD 전체 시장 규모는 계속 커지게 될 것”이라며 “올해 317억달러 규모인 LCD산업 규모가 오는 2007년에는 570억달러로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형준기자 hjyo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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