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조사에 가전3사·15개 전자업체 `살얼음판`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강철규)가 전자제품 생산업체의 하도급 거래실태와 정부기관 납품용 물량 입찰 과정에서의 가격담합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 국내 전자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정위는 우선 삼성전자·LG전자 등 국내 가전사에 조사단을 파견, 이들 기업들이 정부기관 납품용 물량 입찰에 참가하면서 담합했는지 여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공정위는 이를 위해 지난 3일 공동행위과 조사관 4명을 동원해 삼성전자 대치동 서울영업지사, LG전자 역삼동 한국마케팅본부에 대한 조사를 벌인 데 이어 하도급과 조사관을 파견, 8일부터 LG전자, 삼성전자, 삼성SDI 등 대기업의 하도급 거래실태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의 국내영업본부에 대한 조사 착수는 매년 실시되는 정기조사와 달리 정부기관 입찰과 관련된 가격담합 혐의를 포착했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공정위 공동행위과 관계자는 “가전 3사가 관공서 입찰에 참여하면서 가격담합을 했다는 제보가 들어옴에 따라 해당 업체로부터 압수한 회의록 등 내부 자료를 정밀 분석중”이라며 “검찰의 대기업에 대한 정치 비자금 수사의 영향으로 기업들이 관련자료를 대부분 정리해 놓고 있어 위법성 여부 파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가전 3사의 가격담합 여부에 대한 위법성 판단은 이르면 내년 1월 열리는 공정위원회 최종심판의 심결을 통해 판가름될 예정이라고 공정위측은 덧붙였다.

 전자부품·영상·음향 및 통신장비를 제조하는 15개 전자업체에 대한 하도급거래 조사는 오는 17일까지 실시된다.  

 삼성전자, LG전자 등 가전사는 이번 공정위 조사가 검찰의 대기업 비자금 수사와 맞물리면서 상당히 곤혹스러워하면서도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공정위 조사의 진의를 파악중”이라며 “하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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