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분석가들 "실적호전 불구 미래 확신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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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는 만족. 하지만 미래는 알 수 없다.’

 월가의 금융 애널리스트들이 세계 2위 컴퓨터업체 휴렛패커드(HP)에 매기고 있는 ‘경영 진단’이다.

 2003회계년도(2000년 11월∼2003년 10월)를 막 보낸 HP는 9일(현지시각) 금융 애널리스트들과 모임을 갖고 HP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애널리스트들은 “HP의 현 경영상태에 대해서는 만족할 만 하지만 아직 장래(성장)까지 확신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현 경영 지표 우수=컴팩을 흡수한 이후 처음한 회기를 마친 HP는 예상외 경영실적으로 싱글벙글이다.

 지난 10월말 마감한 4분기 결산 경우 매출과 순익 모두 애널리스트의 전망을 뛰어넘었다. 최대 매출원이자 효자 아이템인 이미징&프린팅 사업은 전년 동기보다 매출(62억달러)이 11% 늘었다. 무엇보다 HP를 고무시킨 것은 퍼스널시스템(PC·핸드헬드 단말기)과 엔터프라이즈시스템(서버·스토리지) 사업의 흑자전환이다. 칼리 피오리나 HP 회장은 실적 발표 당시 “합병에 따른 실적 개선이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넘어야 할 산 아직 많아=HP측이 “컴팩과의 합병이 성공적이었으며, 그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HP의 미래가) 결코 장밋빛만은 아니다”고 지적한다. HP-컴팩 합병을 예견해 유명해진 애널리트스 네프는 “HP가 업계 리더라기보다 추종자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그는 “HP가 워크스테이션 시장에 뛰어들 때 선이 있었고 PC 사업 진출시 IBM이 거기 있었으며, 직접 판매에 나설 때도 델을 따라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네프는 “HP가 컴팩을 인수한 것도 순전히 IBM처럼 되기 위해서였다”고 덧붙이며 “디지털음악플레이어, LCD TV 같은 소비자 가전시장에 참여하려는 것도 델, 게이트웨이, 애플 등을 따라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애널리스트인 크로스는 “HP가 이질적인 사업 부문을 절절히 조화, 시너지 효과를 아직 제대로 내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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