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빅 브라더`의 진화

 몇년전 미국의 CBS가 ‘빅 브라더’라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방송해 히트를 친후 대중의 관음증에 호소하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방송의 한 장르로 자리를 잡고 있다. ‘빅 브라더’는 생면 부지의 남녀들이 폐쇄된 공간에서 세달간 생활하는 모습을 안방의 시청자들에게 그대로 전달, 혼을 빼놓았다. 방송사측은 프로그램의 박진감을 위해 2주에 한번씩 시청자 투표로 한명씩 방출하고 최후의 생존자에겐 거액의 상금을 주었다.

 ‘빅 브라더’ 흥행 이후 방송사들의 아이디어 경쟁은 점입가경이다. 이반 메리엇이라는 한 건설 노동자가 5000만달러를 소유한 거부라고 속여 20여명의 여성들과 데이트를 한 후 최후의 순간에 정체를 밝히는 ‘백만장자와 결혼하기’, 독신 남녀들이 호텔방에서 번갈아 합방하며 마음에 드는 짝을 고르는 ‘러브 서바이버’ 등은 유명세를 톡톡히 치른 프로그램이다. ‘빅 브러더’의 진화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미국 방송사가 제작한 ‘익스트림 메이크 오버’는 언청이나 얼굴에 흉한 점이 있는 사람을 대상으로 성형 수술 과정을 카메라에 담고 있다. 독일 RTL사는 두 가정의 주부를 상대편의 집에 보내 다른 남자와 살아가는 프로그램(성행위는 불허)을 기획하기도 했다. 미국 케이블 채널인 ‘브라보’는 5명의 게이들이 한명의 이성애 남자 집에 불시에 칩입해 인테리어나 패션 등을 완전히 바꿔주는 ‘Queer Eye for the Straight Guy’을 제작, 시청률을 높이고 있다. 남편의 불륜 현장을 포착해 방송토록 하는 ‘치터스(Cheaters)’의 경우 이미 국내 케이블 채널을 통해 방송되기도 했다.

 최근 케이블 채널인 동아TV는 이달 8일부터 ‘도전 신데렐라∼’라는 프로그램을 방송할 예정이라고 발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세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신체 성형 수술은 몰론 치아 미백, 다이어트, 피부관리, 패션, 모델 워킹 교습, 이미지 메이킹 등 성형미인이 되는 과정을 담을 예정이다.

 이를 놓고 벌써부터 성의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여론이 만만치 않다. 조지 오웰이 ‘1984년’에서 예언했던 ‘빅 브라더’의 세상은 이렇게 우리에게 다소 왜곡된 모습으로 다가오고 있다.

 <장길수기자 ks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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