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특강]국제표준 기반의 e넘(e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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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직장인 등이 소지하고 있는 명함에는 5가지 이상의 연락 방법이 나열되어 있다. 즉 전화·팩스번호, 이동전화번호, e메일, 회사 대표 홈페이지주소 등이 그것이다. 통신과 인터넷발전은 상호 연결 및 연락 방법을 다양화시켰으나, 우리는 다소 혼란과 기록의 수단을 강구해야 하는 시대에 살아가고 있다. 그래서 인터넷 관련 공학자들은 어떻게 하면 동시대의 사람들이 이러한 혼란의 상태에서 말끔히 벗어날 수 있는가 하는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

 즉, 이용자가 편리성을 추구하는 주소체계를 하나의 주소로 통합하고 연계해 주는 차세대 인터넷주소체계가 필요하게 되었고 기존의 다양한 인터넷 응용서비스를 하나의 식별체계로 통합하고 공용성 및 유일성을 보장하는 일반공중망 전화번호체계(E.164)를 인터넷 주소체계와 연동시키는 e넘이 등장하였다.

 ◇e넘의 개념

 e넘(eNUM)은 tElephone NUmber Mapping 혹은 E.164 NUmber Mapping의 약어로서, 일반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E.164를 인터넷주소체계로 변환해 주는 프로토콜이다. 즉 다양한 인터넷 관련기술(VoIP, FoIP, Teleconference)을 접목시킴으로 이용자는 e메일, 홈페이지, 일반전화, 인터넷전화, 이동전화, FAX 등 다양한 서비스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적인 성격의 새로운 개념의 주소체계로 볼 수 있다.

 E.164 번호란 국제전기통신연합(ITU-T)에서 제정한 전화번호체계로서 각국 정부는 이에 따라 전화번호를 관리하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유일성이 보장되는 체계다. E.164 번호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기 위해서는 ITU와 IETF의 협의에 의해 결정된 e넘 루트 도메인인 e164.arpa를 활용한다.

 즉, e넘은 전화번호를 인터넷 주소체계로 변환하여 다양한 인터넷 기반 서비스와 연결하는 것으로 전세계 어느 곳에서나 사용 가능하도록 계층적으로 분리된 DNS 기반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e넘 계층 구성 및 위임체계

 e넘은 인터넷 DNS와 같이 계층(Tier)별로 구성되어 분산처리를 수행하며 최상위 계층인 계층0, 국가번호 관리 계층1, 일반 e넘 등록 정보를 관리하는 계층2로 구성된다. 계층 0은 최상위 계층으로 각 국가에 담당하는 계층1의 e넘 국가번호를 관리하는데 RIPE-NCC(유럽지역을 관리하는 인터넷주소관리기관)에서 운영중이다. 계층1(예:한국, 82번)은 각 국가에서 담당하며 국내 전화번호에 대한 계층 2의 위치정보를 저장, 관리한다. 2003년 1월 현재 RIPE-NCC는 독일, 영국, 프랑스, 중국 등 15개 e넘 국가번호 위임을 완료하였으며 국가별 시험 운영중에 있다.

 ◇국내외 표준화 동향

 IETF에서는 2000년 e넘 워킹그룹을 결성해 2000년 11월 RFC 2916 ‘E.164 Number and DNS’를 표준문서로 제정했다. RFC 2916에서는 전화번호를 변환하는 방법을 정의했으며, e164.arpa를 ENUM의 상위 TLD(Top Level Domain)으로 규정했다.(예:+82221864500 → 0.0.5.4.6.8.1.2.2.2.8.e164.arpa)

 ITU-T(Telecommunication) 산하 제2연구그룹(Study Group 2)은 e넘 국가 그룹코드(GIC:Group Indentification Code) 위임에 관한 운영모델을 제정하여 권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01년 URI 표준화포럼을 결성하여 TTA(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 NGN 산하 e넘 전담표준팀과 공조체계하에 ‘e넘 DNS 계층1,2 구조’와 ‘e넘 클라이언트와 DNS간 통신방법’에 대한 국내표준 제정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중에서 ‘e넘 클라이언트와 DNS간 통신방법’은 IETF의 국제표준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e넘 서비스 추진방안

 e넘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크게 3가지 부분으로 구분된다.

 첫째는 e넘 사용자측(client)이 e넘 DNS를 이용하기 위한 ENUM 응용프로그램 부분이고, 둘째는 e넘을 통한 전화번호 선택시 인터넷 전화를 이용할 수 있는 e넘 전화시스템이다.

 셋째는 e넘을 일반사용자가 자신의 정보를 등록하기 위한 등록시스템과 이를 NAPTR 형태로 변환해 질의에 대한 정보값(홈페이지 주소, e메일 주소, 전호번호, 팩스번호 등)을 반환해 줄 수 있는 e넘 DNS 부분이다.

 ①e넘 응용프로그램

 e넘 응용프로그램은 e넘 번호를 DNS에 질의하고 관련정보를 수신하며 선택한 서비스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한다. 응용프로그램을 구현하는데 있어서 현재 관련된 국제 표준화와 권고안 등이 없어 참조할 수 없지만 PC 기반에서 동작하는 e넘 API 응용프로그램 적용이 초기에 가용성과 적합성에서 보다 우수할 것으로 판단된다.

 e넘 API는 윈도(98 이상) 응용 프로그램을 이용한 방법, 웹브라우저 툴바를 이용한 방법, 웹 페이지(http://www.enum.or.kr) 입력을 이용한 방법 및 웹브라우저 주소창 직접입력방법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②e넘 전화시스템

 e넘이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 중 가장 중요한 것은 VoIP 기반의 전화시스템을 통하여 인터넷 전화 및 일반 전화가 모두 가능하게 하는 전화서비스다.

 VoIP 구현을 위해 현재 가장 많이 사용되는 시그널링 프로토콜은 H.323, SIP, MGCP, MEGACO 등이 있으며, 이 중에서 IETF에는 코텍 확장 응용성이 높은 SIP를 e넘 전화시스템에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SIP기반의 e넘 전화시스템은 SIP프록시 서버와 VoIP 게이트웨이 서버로 구성된다. SIP는 특정 IP주소에 관련되어 있는 호스트 또는 시스템과는 독립적인 이름인 URL을 사용하여 통신하므로 SIP 프록시서버는 발·수신자의 IP주소 확인 등을 통하여 서로간의 SIP 메시지 교환이 가능하도록 하여 인터넷 전화통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다.

 VoIP 게이트웨이 서버는 인터넷과 PSTN간의 전화통화가 가능하도록 발·수신자에게 호(call)을 설정해주고 G.711 등의 음성코덱을 이용하여 음성정보를 PSTN의 64kpbs PCM으로 변환 및 연동해 주는 역할을 한다.

 ③e넘 등록시스템과 e넘 DNS

 e넘 등록시스템은 분산형 구조가 적합할 것이며 다수의 정책적인 방안이 고려될 수 있다. 즉, 지역별 가입자로 나눌 것인지 혹은 통신사별 가입자로 나눌 것인지 등이다. 여하튼 분산형 구조의 등록시스템이 도입된다면 하나의 상위 등록시스템이 하위의 등록 시스템을 관리하는 레지스트리-레지스트라(Registry-Registrar) 모델이 될 것이다.

 즉 하위의 등록시스템인 레지스트라는 상위의 레지스트리에 등록정보(등록인 정보, 등록하려는 객체 정보)를 보내고 이것이 가능한지 판별한 후 레지스트리는 레지스트라에 등록통보를 하게 되고 이 때가 바로 최종 등록시점이 된다. 이와 같이 다수의 등록 정보 전송을 위해서 사용되는 프로토콜은 현행 RRP(Registry-Registrar Protocol)가 있으며, XML 기반의 EPP(Extensible Provisioning Protocol)에 대한 표준화 논의도 진행중이다. EPP에서는 e넘 등록을 위해 E.164 정보와 NAPTR 필드(order, preference, flags, service, regular expression, replacement)의 전송을 제안하고 있다. Registry-Registrar 전송 프로토콜 정의와 질의 값 전송시 암호화를 이용한 보안, e넘 질의 처리 및 IPv6 질의값을 반환할 수 있는 DNS 개발 부분이 또한 필요하다.

 ◇e넘 도입 방안

 e넘은 기존의 전화번호를 인터넷주소와 결합하는 새로운 형태의 기술로 서비스 도입을 위하여 정부 주도하에 전화사업자, 이동통신사업자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e넘 서비스 협의회’ 구성이 필요하다. 1993년도 KAIST에서 .KR 도메인을 연구용으로 관리하던 시절에는 .KR 도메인이 200여개 정도였으나 10여년이 지난 지금의 .KR 도메인은 50만건이 넘어선 것으로 보면 초창기의 관리체계나 관심이 중요하며 IT의 발전속도로 보면 e넘의 활성화시기는 2∼3년 이내로 좁혀질 것이다. 따라서 협의회를 통해서 서비스 도입시 시장전망, 시장성 및 기술 가능성 검증 등을 위하여 중지를 모아야 할 것이다.

 또 국가번호(82)의 e넘 관리기관을 선정해야 한다. 계층1에 해당하는 국가번호에 대한 위임이 대부분 정부의 승인 아래 인터넷주소관리기관 등으로 추진되고 있다. 그 이유는 e넘이 공용성과 유일성이 보장되는 분산형 구조로 되어 있는 DNS를 이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인터넷주소자원관리기관인 인터넷정보센터를 e넘 계층1(82번)의 관리기관으로 선정하고 향후의 e넘 도입추진 방안 및 계층2 관리기관에 대한 정책제시가 필요할 것이다.

 이와 함께 한·중·일 3국의 국제협력도 요구된다.

 e넘은 기존의 IP주소, 도메인네임처럼 전세계에서 유일성을 가지고 통용되어야 하는 차세대 인터넷주소체계다. 따라서 먼저 한·중·일의 KRNIC, CNNIC, JPNIC 기관이 상호 개발한 시험시스템을 연동하는 국제협력이 필요하다. 이미 KRNIC은 CNNIC과 IPv6 DNS에 대한 공동시험을 하고 있어 e넘에 대한 공조체계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3개국이 필요시 공동의 국제 표준안을 제시하고, 상호 시험연동과 기술교류 등을 통해 미국 주도의 인터넷 기술에서 벗어나 아시아가 기술적 우위를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

 ◇결언

 e넘은 우리가 지금까지 사용하는 일반 전화번호와 인터넷 식별체계를 통합하는 것으로 이용자의 적응이 쉽게 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인터넷 기반의 새로운 인터넷 통신수단의 인프라가 될 것이다.

 즉 NGN 등 망진화(Network Convergence)에 있어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고 다양한 개인인식정보를 통합관리하는 통신환경 이용의 편의성이 증대될 것이다. 다만 이에 따른 개인정보보호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e넘에 대한 해당정보 등록 및 철저한 관리가 추가적으로 충분히 검토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 김원 한국인터넷정보센터(KRNIC) 기술지원단장 wkim@nic.or.kr

<약력>

 ◇1984년 한양대 전자공학과 졸업

 ◇1989년 한양대 일반대학원 전자공학과 졸업

 ◇2002년 경희대 일반대학원 전자공학과(공학박사)

 ◇1984∼1987년 국방과학연구소 근무

 ◇1989∼1992년 (주)데이콤 근무

 ◇1992∼1999년 한국전산원 근무

 ◇1999년 7월∼현재 한국인터넷정보센터(기술지원단장)

 ◇2003년 1월∼현재:TTA ENUM 표준화전담팀 의장

세종대학교 전자공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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