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전력업계, "특허를 지켜라"

사진; 옴니시스템의 입출식 분리형 전사식 전력량계(왼쪽). 이를 모방해 생산된 한국마이크로닉스의 전력량계(오늘쪽)는 특허심판원의 판결로 생산이 전면 중단될 위기에 처했다.

 전기·전력업계에 특허권 침해와의 전쟁이 선포됐다.

 그동안 기능은 물론 디자인이나 상표까지 공공연하게 불법 도용하는 사례가 빈번했던 전기·전력업계가 등 특허권 사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것이다.

 케이디파워(대표 박기주 http://www.kdpower.co.kr)는 지난달 자사 특허제품인 일체형 수배전반을 불법 모방해온 동일전력을 상대로 ‘특허침해에 따른 영업 및 판매중지 가처분 신청’을 수원지법에 제출했다. 이후 양사는 두차례에 걸쳐 재판을 연기하며 막판 협의 끝에 최근 동일전력이 제품 판매에 따른 로얄티 8%를 케이디파워에 지급키로 하는 등 총 8개항에 걸친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 회사 박기주 사장은 “어떤 형태로든 우리 회사기술과 관련된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3개월마다 기술지도를 해주기로 했다”며 “상생의 방향으로 합의를 도출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케이디파워는 서울의 H사, 부산의 S사, 포천의 B사 등 자사 특허권 침해가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일부 업체에 대해서도 조만간 법적 조치에 들어갈 계획이다.

 옴니시스템(대표 강재석 http://www.omnisystem.co.kr)도 자사 실용신안 특허제품인 ‘입출식 분리형 전자식 전력량계’를 불법 도용한 한국마이크로닉(대표 김기형)을 상대로 지난해 8월 특허심판원에 특허침해로 제소한 끝에 최근 특허권리 인정에 관한 최종 승소판결을 받았다.

 이에 따라 옴니시스템은 현재 한국마이크로닉에 대해 생산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며 지난 2년여 동안 한국마이크로닉의 생산납품 내역에 대한 조사가 끝나는 대로 민사상 수십억원대의 손해배상도 별도 청구할 방침이다. 이외에도 옴니시스템은 자사 제품의 특허권 침해 혐의가 있는 국내 대기업 1곳 등에 대해서도 의법조치를 강구한다는 계획이다.

 정태련 대한변리사회장은 “국내 전기·전력업체의 경우 수년간 계속된 업계 전반의 경기침체로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불법 카피(도용) 문화가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업계 전반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이같은 관행을 뿌리 뽑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류경동기자 ninan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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