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칼럼]과학기술인이 애국자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 개막을 위한 준비가 사회 전반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시점에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정부와 국민 모두 이제야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과학기술에 있다고 보고 국가 과학기술 수준의 제고와 과학기술자들에 대한 처우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미래 국가경쟁력 제고와 선진국 진입을 위해서는 최소한의 조건이 필요하다.

 바로 ‘과학기술인이 바로 애국자’라는 사회적 존경심이 확산되어야 한다. 과거처럼 과학기술인들만을 위한 우대정책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인으로서의 삶이 부끄럽지 않도록 과학기술자들의 노력과 희생이 사회적으로 존경 받을 수 있는 분위기의 조성이 필요하다.

 어느 누구도 가난한 삶을 추구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요즈음 과학자들의 마음은 무척이나 가난해져 있다. 상대적으로 의사, 변호사 등 전문직에 비해 경제적인 대우나 직업적인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사회적 풍토가 만연해 있는 세태를 보면 가난한 과학자로 살아도 존경받기는 무척 힘이 든다는 것을 느낄 때가 많다.

 요즈음 젊은이들은 보다 쉽고 편안한 삶을 원하는 나머지 이공계 기피현상이 빚어지고 이는 곧 국가 과학기술 경쟁력 저하라는 국가발전의 저해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에 가슴이 무척 아프다.

 세계의 기술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데도, 우리의 유능한 젊은이들은 이러한 경쟁의 현장에 참여하길 원하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일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분야에 많은 우수한 두뇌인력 즉, 젊은이들이 유입되어야 한다.

 하루 빨리 이들이 기술개발의 현장에 찾아올 수 있는 여건을 조속히 만들어 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은 이공계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명운에 대한 본질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이공계 출신의 공직 진출을 확대하고 기술직 공무원들의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내년부터 행정고시와 기술고시의 명칭을 통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이공계 지원 특별법’이 국회에 상정되어 이공계 기피현상을 지속적으로 분석하고 이공계 인력의 육성 및 지원대책, 중장기 수급전망 및 불균형 해소 대책 등을 마련해 나갈 것이라는 소식은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다.

 비록 이러한 정부의 조치만으로 이공계의 사기가 회복되기에는 시기상조이기는 하나 그래도 진일보한 움직임이라는 측면에서 정부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정부노력이 이공계 기피현상을 극복하고 과학기술 경쟁력 확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는 중요한 대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젊은이들은 현재의 사회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가늠해 보게 마련이고, 이러한 잣대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게 된다. 그들에게 이공계 출신의 형과 아버지의 모습이 자랑스럽게 느껴질 때, 자신의 미래도 그들과 함께 하지 않겠는가.

 ◆ 항공우주연구원 김진철 선임연구부장 zckim@kar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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