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재배치 통해 수익성 개선 팔걷어
PC 부품·주변기기 시장의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업계가 몸집을 줄이기 위한 구조조정에 적극 나섰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니텍전자·슈마일렉트론·케이아이에스티 등 PC부품 및 주변기기업체들은 사업 확장을 위해 운영해 온 관계사를 정리하는가 하면 내부 인력 구조조정 등을 잇따라 단행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종합 유통사를 표방하며 사업 확장을 시도했으나 수요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비대해진 조직이 다시 부담으로 돌아오자 구조조정에 나서는 추세다.
◇관계사 정리=유니텍전자는 그동안 관계사 형태로 운영해온 미디테크를 정리해 매입에서 판매·AS 등 모든 기능을 본사로 통합했다. 미디테크의 제품 판매와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되나 별도 운영하던 인력을 내보내고 모든 운영을 본사로 이관한 것이다. 또 슈마일렉트론도 관계사 스팍일렉트론의 용산 사무실을 폐쇄하는 대신 김포 본사로 이전하는 등 관계사를 내부 사업부 수준으로 축소했다. 이에 앞서 케이아이에스티도 국내 판매를 위해 운영해온 관계사 엠에스디와 지피컴을 모두 인수해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한 바 있다.
주변기기 유통업체들은 그동안 아이템 확장을 위해 관계사를 경쟁적으로 설립했다. 한 회사에서 여러가지 브랜드를 동시에 유통하면 여러 부담이 따르기 때문에 대표이사나 특정 관계인을 이용해 법인을 설립하고 아이템 확보전을 펼친 것이다. 하지만 시장 침체가 장기화되자 관계사를 잇따라 정리하고 본사 내부의 사업부로 통합하는 등 ‘슬림 경영’으로 돌아서고 있다.
◇인력 구조조정=매출 확대 중심에서 수익성으로 경쟁 구도가 바뀌면서 구조조정 바람도 거세다. 유니텍전자는 하반기 들어 적극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전체 인력을 작년 절반 수준인 100여명으로 축소했다. 그래픽카드와 MP3 플레이어 생산 등을 축소함에 따라 기술부 인력을 중심으로 대폭 감원했다.
슈마일렉트론도 내부 사기 문제로 별도의 구조조정을 실시하지는 않았지만 최근 발생한 자연 결원을 충원하지 않고 있으며 조직 합리화를 위해 내부 인력을 재배치하고 있다. 이들은 인력 구조조정과 조직 합리화를 통해 바닥까지 추락한 수익성을 재고한다는 방안이다. 이와 함께 올초 모색했던 신규 사업을 대폭 축소하는 대신 내부 역량을 핵심 사업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윤제성 슈마일렉트론 사장은 “마이너스 성장이 1년 이상이 지속되면서 생존을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불황기를 어떻게 극복하느냐에 따라 수요 회복기 시장 판도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에 경영 합리화에 무엇보다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훈기자 taehu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