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고려화학(KCC)이 현대그룹을 전격 인수함에 따라 금주 초반부터 상당한 후폭풍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KCC의 이번 결정에 대해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물론이고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 정몽준 현대중공업 고문 등도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제2의 왕자의 난’으로 확산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까지 나오고 있다.
현재 KCC의 인수 파장 정도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는 현정은 회장의 대응 수위. 16일까지 일체의 언급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금주중 현 회장이 기자회견 등의 자리를 통해 공식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한 관계자는 16일 “아직 공식입장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며 “KCC의 발표 후 대응 방법을 놓고 현 회장 주재로 회의가 계속 열리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울러 “현 회장이 ‘이제부터 시작이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따라 현 회장이 KCC가 사들인 지분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는 등 초강수를 둘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특히 현 회장이 ‘이제부터 시작이다’라고 말한 것은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 낸것으로 해석돼 결국 강력 대응쪽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 경우 현 회장이 몽구·몽준 측에도 도움을 요청할 것으로 보이며,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현 회장이 장고를 거듭한 후 삼촌인 정상영 명예회장의 뜻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배제되지 않고 있다. 이는 KCC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한 것이 큰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경우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와관련, 공정거래위원회는 금주중 현대그룹이 법적으로 KCC에 계열 편입됐는지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낼 방침이다.
이에따라 지난 2000년 자동차, 중공업이 떨어져 나간 이후 또 다시 계열분리가 발생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여지고 있다. 이와관련, KCC가 14일 현대그룹 인수 발표 후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접는 것이 원칙이라고 밝혀, 일부 계열사들이 분리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현대아산의 경우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사실상 운영이 어렵다는 점에서 KCC측이 대북사업 중단 결정을 내릴 경우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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