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제주에 부는 IT바람

　“방갑수다. 혼저 옵서예.”

　인구 55만명의 제주도는 감귤·낚시·골프 등의 낯설지 않은 수식어 만큼이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광지다. 이런 관광지가 요즘 차세대 사업으로 각광받는 게임개발, 각종 IT 개발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제주도는 돌과 바람, 그리고 여자가 많아서 생긴 ‘삼다도’라는 별칭에서 알 수 있듯이 농사 짓기에 매우 척박한 땅이었음은 분명한 것 같다. 그러나 산업화의 과정을 거치며 변모한 제주도는 국내의 어느 곳과도 한 시간 거리의 일일 생활권 내에 있으며 중국과 일본을 비롯한 동남아시아는 물론이고 태평양의 중심도시로 나날이 변화하고 있다.

　제주도를 급격하게 변화시킬 수 있었던 데에는 정보통신의 발전이 견인차 역할을 했다고 본다.

　제주도는 1980년대 전국 최초로 단일통화권 및 전화 자동화를 완성한 이래 현재는 초고속인터넷 분야에서 도단위 최고 수준의 보급률을 나타내고 있다. 이처럼 지리적으로 불리한 여건을 초고속인터넷 등 정보통신으로 극복하고 IT기반을 활용하여 여타 산업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제주에는 IT 바람이 불고 있다.

　관광지 인근에 위치하고 있는 크고 작은 펜션마다 홈페이지를 개설하여 관광업체를 통하지 않더라도 예약·결재는 물론이고 각종 여행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가족단위의 관광을 활성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제주시청 홈페이지는 올 한 해만 100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국제자유도시 건설을 추진중인 제주도는 첨단과학단지 조성 사업을 선도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제주만이가지고 있는 천혜의 자연환경은 연구개발을 위한 최적의 입지이고, 지방정부·대학·지식산업진흥원의 IT에 대한 지원 열의는 대단하다. 또 5 (2년 후10 )의 인터넷백본과 농촌 구석구석까지 보급된 초고속망은 첨단과학단지의 성공을 보장하는 확실한 요소들이다.

　우리나라는 정치든 문화든 IT든 서울 집중화 현상이 강하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 보면 천혜의 자연환경에서 IT를 연마하고 양질의 제품까지 생산해 낼 수 있는 제주도가 있다. 이미 적지 않은 게임개발사와 인터넷 기업들이 본사를 옮기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사가 있는 곳도 적지 않다.

　물론 제주도와 정부 차원에서 ‘뷰티풀 벤처 아이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정부·지역기업·도민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점도 많다.

　무엇보다도 IT와 관광산업이 물처럼 함께 흐를 수 있도록 도민의 각별한 노력과 관심이 있어야 함이 전제된다. 하지만 정부 역시 벤처의 창업과 제주 유입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취약한 지방 재정의 보조와 각종 인프라를 제공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지방정부는 지방정부 나름대로 타 시도의 유력 IT 기업을 유치하고 신설 벤처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법인세 감면, 벤처타운 건설 등의 정책을 적극 펼쳐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전제로는 기업의 역할과 중요성을 결코 간과할 수 없을 것이다.

　KT를 비롯한 통신사업자와 협력하여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구축하고 센터 이용에 대한 벤처 캐피털 도입 등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평화의 섬 제주도가 향후 100년을 내다보는 혜안을 가지고 전도민의 지혜를 모아 IT산업 활성화 노력을 기울인다면 도민의 삶의 질 향상은 물론이고 세계속의 제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뷰티풀 벤처-아일랜드는 누구나 쉽고 편하게 찾아올 수 있는 세계 최고의 국제관광도시,동북아 물류의 중심지로 거듭나는데 첨병 역할을 하리라 확신한다.

　미래 국가 경쟁력을 책임질 IT기업들도 기업하기 좋은 곳 제주도를 유심히 살펴보길 당부한다.

◆KT 제주본부장 김만두 kmandoo@k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