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관광부가 발표한 게임산업진흥 중장기 계획은 오는 2007년까지 국내 게임시장 규모를 10조원으로 끌어올리고 수출 10억 러를 달성해 ‘세계 3대 게임강국’을 만들겠다는 청사진으로 게임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국내 게임산업 육성 로드맵이라 할 만한 이 중장기 계획에는 자금지원은 물론 게임산업의 기초인프라 강화 방안에서부터 전문인력 양성, 기술 개발환경 조성, 법·제도 개선 방안 등에 이르기까지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을 뿐 아니라 실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국내 게임산업은 문화콘텐츠산업의 핵심으로써 온라인, 모바일게임 등의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정도로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들어섰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전세계적인 인터넷 인프라스트럭처의 확산에 따라 우리 온라인 게임 사업 전망도 전통적인 수출지역인 아시아 시장의 벽을 넘어 세계 게임 선진국인 미국·유럽 시장 공략이 가능할 정도로 매우 밝은 편이다. 이런 위상과 시장환경 변화에 맞게 정부가 게임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특히 디지털기술과 인터넷 발달로 지식과 창의력이 주도하는 지식기반경제로 전환하면서 전자·자동차 등 전통제품보다 게임·영화 등 문화콘텐츠가 산업의 중심축으로 바뀌어가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이번 중장기 계획을 자세히 보면 규제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민간 자율성에 중심을 둔 환경 조성 정책으로 전환한 것이 눈에 띈다. 특히 단순 지원 정책은 지양하고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둔 점이 두드러지는데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본다. 이와함께 그동안 성장 위주 정책 때문에 소홀했던 게임문화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한데 이는 국내 게임산업의 2차 도약에 좋은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계획에서 아쉬운 것은 게임정책을 놓고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정보통신부·산업자원부 등과의 업무조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임산업 전반의 현안과 문제점을 모두 검토한 끝에 나온 계획안이어서 종전과 달리 파격적인 점이 없진 않지만 일각에서 “문화부가 정책 주도권을 잡기 위해 파격적인 내용을 많이 담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본다. 앞으로 업무 조율이 이뤄져야 하겠지만 다른 부처들도 담당분야에 관해서는 좀더 파격적인 지원책을 담은 정책을 발표할 것이 뻔하고 이로 인해 이중투자라는 고질적인 문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본다.
또 민간 자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정책의 골격이 짜여지는 만큼 앞으로 현안이 걸렸을 경우 업계 스스로 이기주의에 빠지지 않고 참여할 것인지의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대표적인 것이 자율 등급제다. 게임산업 정책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게임산업진흥법’도 자칫 졸속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는 만큼 신중한 법안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세계 3대 게임강국은 국내 시장만 커진다고 실현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게임업체들의 다양한 해외시장 진출 전략도 필요하다고 본다. 국내 게임산업 가운데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 분야가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고 있다하더라도 각국의 문화가 달라 변수가 많은 만큼 기업 단독으로 어려운 현지 마케팅에 정부의 지원이 요구된다. 이와함께 기업들도 해외 시장 개척의 관건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우리 게임의 개발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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