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DB 앞세워 금융권 공략에 힘써
인텔코리아가 아이테니엄 시장 개척에 직접 나섰다.
최근 인텔코리아는 한국오라클·포스데이타·한국EMC·수세리눅스 등 4개사와 아이테니엄 수요 확산을 위해 공동으로 대응하기 위한 ‘G그룹’을 결성하는 등 아이테니엄 확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인텔코리아가 아이테니엄 서버 비즈니스를 직접 챙기는 것은 이 시장의 개화를 서버업체에게 맡겨놓고 기다릴 수만은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그리드(Grid)와 즐거움(Gladness)이라는 영어의 첫글자를 딴 G그룹 맴버에는 한국HP와 같은 대형 벤더나 윈도의 강자 한국마이크로소프트가 빠졌다. 굳이 표현하면 리눅스 진영으로 구성됐다는 특징이 있다.
인텔코리아측은 이에 대해 “한국HP나 한국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아이테니엄의 핵심 업체이지만 각사의 전략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굳이 G그룹 공조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일견 타당해 보이지만 여기에는 인텔코리아의 남다른 고민이 있다. 무엇보다 인텔의 기대만큼 벤더의 움직임이 발빠르지 않다는 것. 한국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아쉬움은 더욱 크다. 당초 인텔코리아는 OS 측면에서 64비트를 지원하는 윈도서버2003이 출시되면 그야말로 천군만마를 얻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재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영업 초점이 서버 업체와 공조를 통한 아이테니엄 확산보다는 기존 윈도 NT 버전을 윈도서버2003으로 교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인텔코리아에서는 ‘닷넷 확산이 곧 아이테니엄 확산이 아니다’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판단에 따라 인텔코리아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애플리케이션 비즈니스를 견제하고 있는 한국오라클과 리눅스 진영을 G그룹으로 묶어 또 다른 아이테니엄 진영을 만든 것이다.
◇오라클 DB클러스터용 ‘10g’ 핵심=G그룹은 최근 숙명여대에 커뮤니티 DB 용도로 리눅스 기반의 ‘오라클9RAC’가 장착된 아이테니엄 서버를 공급하는 실적을 올리는 등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G그룹의 목표는 은행이나 증권사 등 금융권에서 DB용도로 아이테니엄 서버를 공급하는 것이다. 금융권에서 DB용 아이테니엄 서버 공급 사례가 나올 경우 무엇보다 준거사이트에 대한 부담을 일시에 덜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같은 G그룹의 영업 전략에서 한국오라클은 핵심적인 역할을 차지하고 있다. 최근 한국오라클이 발표한 통합 솔루션인 ‘10g’는 DB클러스터 구현이 보다 손쉬어 고가 하이엔드 유닉스 장비만이 오라클DB를 돌릴 수 있다는 편견을 깨고, 아이테니엄 서버에서 대형 DB를 돌릴 수 있는 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여건을 만들어 줬다.
이처럼 G그룹은 DB클러스터를 본격 구현할 수 있는 오라클의 10g를 앞세워 미드레인지급 아이테니엄 서버를 클러스터해 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는 전략이다. 문제는 이같은 전략은 자칫 잘못하면 슈퍼돔급의 하이엔드 아이테니엄 전략을 펼치고 있는 한국HP와 경쟁하는 상황을 연출할 수 있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혜선기자 shinhs@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