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에 지능 부여…보다 윤택한 삶 제공
‘제3의 혁명’, 인공두뇌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인간의 뇌기능을 모방하는 인공두뇌 개발이 국내서도 학계를 중심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슈퍼맨’이나 ‘6백만불의 사나이’처럼 인간 능력의 한계를 넘어선 초능력 인간을 만든다는 얘기는 아니다. 이보다는 인간의 지적 능력을 대신하는 실현 가능한 현실적인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기부는 2001년부터 매년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인간과 같이 보고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인간 기능의 지능정보처리 시스템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내년부터 2007년까지는 인공적인 시각이나 청각, 추론, 행동 등 4개의 인간기능 모듈을 모두 통합하는 인공두뇌 개발에 착수할 방침이다. 연간 100억원씩 4년 간 최소 4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초대형 프로젝트다.
인공두뇌 개발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는 KAIST 뇌과학연구개발사업단측은 “연구성과의 성능테스트를 위한 2개 정도의 데모 시스템을 제작할 계획”이라며 “그중 하나가 문서를 읽고,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는 인공비서”라고 설명한다.
인공비서는 로봇의 형태를 갖추고 있지 않는 컴퓨터 형태이지만 카메라를 통한 사물인지 등은 모두 가능하다는 것. 생명기술(BT)과 정보기술(IT)을 융합한다면 결코 불가능하지않다는게 연구진의 견해다. 참여 대학만도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성균관대, 충북대, 숭실대, 숙명여대 등 8곳이다.
KAIST(박현욱, 양현승, 이수영, 최기선 교수)에서는 뇌기능 측정 및 뇌정보처리 메커니즘에 기반한 인공시각과 인공청각, 인간의 지식처리 모델링을 위한 연구 등이 진행되고 있다. 숭실대(김명원 교수)에서는 추론 및 학습기술, 중앙대(전홍태 교수)에서는 인간 행동 시스템 연구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연세대의 지능정보시스템 연구실(변혜란 교수)은 영상정보를 대상으로 한 패턴인식연구를 활발히 수행 중이다. 근거리에서 인간의 얼굴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정확하게 추출하는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KAIST의 이수영 뇌과학연구개발사업단장은 “인간처럼 시끄러운 파티장에서도 관심있는 사람의 목소리나 단어를 잘 인지하는 시스템 등이 개발되고 있다”며 “궁극적으로 기계에게 지능을 주는 대신 인간은 보다 자유스러운 삶을 영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궁극적으로 가정부의 식사 준비나 출퇴근 차운전, 비서의 업무처리, 가정 교사나 환자를 돌보는 일 등 창조적이고 지적인 인간 생활을 제외한 거의 모든 일을 인간의 두뇌를 모방한 중앙처리장치(CPU)인 인공두뇌에 맡겨야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한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