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장 "내년 하반기 설립"에 대학·연구소들 반대
대전시가 최근 발표한 ‘대덕밸리 기술거래소 설립’ 추진안을 둘러싸고 대덕밸리내 기존 연구소 및 대학 등에 설치된 기술거래소들과 중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가운데 기술거래소 설립안을 발표한 시의 시장을 제외하고는 대전시주무 부서조차 기술거래소의 개념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어 내부혼란까지 가중되고 있다.
염홍철 대전시장은 지난 5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공공연구기관과 첨단 벤처기업이 밀집된 대덕밸리를 기술상업화의 핵심지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내년 하반기부터 대덕밸리 기술거래소를 설립·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이를 위해 대전첨단산업진흥재단에 기술이전 전담팀을 구성하고 한국기술거래소 및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 대덕밸리내 정부출연연구기관과 협력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거래 시스템을 개발하겠다는 의사를 비쳤다.
하지만 이같은 시장의 발언이 나가면서 정작 대덕밸리 산·학·연 관계자들은 희박한 성공 가능성과 기존에 설치된 기술거래소들과의 중복을 우려하고 있다.
ETRI 이형복 기술이전팀장은 “국내 공공기관 및 대학, 정부출연연에서 개발한 기술을 총망라해 운영하고 있는 한국기술거래소와 지자체로는 가장 먼저 시작한 부산시 기술거래소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공공기관들이 선행기술을 시장에 내놓는 반면 기업체들은 시장성이 있는 기술을 원해 오히려 기술역조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열악한 국내 기술 시장의 현실을 지적했다.
이 팀장은 또 “대덕밸리에는 정부출연연구소마다 기술이전팀이 별도로 구성돼 있는데다 과기부와 산자부, 대학 등에서도 각각 별도의 기술 이전센터를 운영하고 있다”며 “대전시가 별도의 기술거래소를 설립할 경우 기존 거래소들과 중복을 피할 수 있는 차별화된 시스템 구성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모 벤처 사장도 “현재 운영중인 유사 기술거래소도 많지만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ETRI와 KAIST 등 대덕밸리 기관들과 연계한다 해도 얼마나 선진화된 기술 이전 시스템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대전시 전병선 기업지원과장은 “기존 거래소들과의 중복은 없을 것”이라며 “연말까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발전적인 기술거래소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에 기술관련 거래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기관 단체로는 산자부 산하 한국기술거래소와 ETRI 등이 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