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3분기 순익 급증·매출 3년만에 최고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인 시스코시스템스가 수요 증가에 힘입어 지난 3분기(8∼10월)에 사상 최대 규모의 흑자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존 체임버스 CEO는 이날 “3분기 중 시스코의 순익이 10억9000만달러(주당 15센트)로 작년동기(6억1000만달러)보다 76%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또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6.2% 늘어난 51억달러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매출 규모는 3년만에 최고치다.

　시스코가 당초 월가의 전망치를 뛰어넘는 분기 순익과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급등하는 등 ‘시스코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문 쇄도, 즐거운 비명=시스코는 국내외 통신업체들로부터 주문이 쇄도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유럽지역은 다소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지만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통신기업들의 수요는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미 연방정부의 정보통신 관련 조달시장이 20% 이상 확대되면서 올 매출이 작년보다 10%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체임버스 CEO는 “그동안 수요가 부진했던 라우터 및 스위치 부문의 영업이 강세를 보이기 시작했다”며 “이제 IT경기가 상승 모멘텀을 잡았으며 최근 2년 동안 가장 낙관적인 미래 전망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IT경기 회복 기대감 확산=월가 전문가들은 시스코의 경영실적 호전은 IT기업들의 설비투자 지출이 바닥을 치고 회복세로 돌아섰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며 반기고 있다. 특히 첨단 기술업종중 경영실적이 가장 나쁜 AT&T 등 통신기업들로부터의 주문이 전분기 대비 10%, 작년 동기대비 20%나 증가한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지적했다.

　컨설팅업체인 부즈앨런해밀턴의 베리 야루젤스키 이사는 “루슨트테크놀로지, 노텔네트웍스 등 관련 통신장비업체들도 시스코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90년대말 광섬유 등에 대한 통신기업들의 과도한 투자가 말끔히 해소된 느낌”이라며 “시스코의 향후 수익 개선이 비용 절감이 아닌 매출 증가에 의해 이뤄진다는 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배일한기자 hbail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