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젠 양질의 콘텐츠 확보다

 디지털 위성방송인 스카이라이프가 출범 1년8개월만에 가입자 100만을 돌파한 것은 위성방송이 유료방송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국내 경쟁 유료방송사업자인 케이블TV가 선발주자로 그것도 지상파TV 재전송이 가능한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4년만에 가입자 100만을 넘어선 것을 고려하면 스카이라이프의 성과는 단기간에 이룬 것이어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스카이라이프 가입자 속성을 살펴보면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지역 가입자보다 지방가입자가 많고 보급형 패키지를 선택한 것보다 정상적인 기본형 패키지가 58%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카이라이프가 난시청 지역해소와 다채널 서비스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던 지방시청자들에게 공익적 기능을 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 유치비용이 높아 가입자수가 최소 250만이 넘어서야 손익분기점에 달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고 보면 정상궤도에 오르기까지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다.

 그중에서 가장 시급한 것이 양질의 콘텐츠 확보라 할 수 있다. 현재 비디오·오디오채널 157개를 확보한 다채널 방송이지만 케이블TV와 서비스 내용이 비슷해 해약률 또한 높다는 것은 시청자들의 경고로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동안 가입자 확대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것이 지상파TV 재전송 문제이다. 이 문제는 지역 방송사들과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종합유선방송사들의 반발이 남아있긴 하지만 내년 상반기중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지상파 재송신 문제가 해결되고 난 후에도 스카이라이프의 사업부진이 일어난다면 이는 콘텐츠 미비에 따른 것이라는 것외에는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시급한 양질의 콘텐츠 확보를 위해서는 스카이라이프 자체적으로 전문인력을 양성하고 독립 프로덕션을 활성하는데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또 노년층, 장애인 등을 위한 공익적 성격의 채널을 마련하는 것도 마냥 미룰 일이 아니라고 본다.

 또하나는 케이블TV와의 차별화다. 위성방송 가입자가 100만이라고 하지만 케이블TV 가입자 700만에 비해서는 절대적으로 부족한 가입자임에 틀림없다. 특히 스카이라이프만의 장점이었던 24시간 고선명(HD)전용채널과 디지털 돌비 5.1채널 서비스도 일부 케이블TV에서 내년부터 개시할 예정이어서 경쟁력도 사라질지 모른다.

 현재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가입자 확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한정된 유료 가입자를 케이블TV보다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할인공세를 펴야 하지만 여기에도 한계가 있는 만큼 위성방송 나름대로의 특성을 살린 차별화 전략이 필수적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시작한 데이터방송이나 TV문자메시지서비스는 주목할 만하다. 무엇보다 케이블TV와의 출혈경쟁보다는 채널서비스의 강화만이 스카이라이프의 앞날을 밝게 해 줄 것이라는 사실이다.

 한편으로 국내 뉴미디어산업 발전 차원에서 보면 경쟁사업자인 케이블TV와의 상생전략도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점에서 최근 종합유선방송사와 스카이라이프가 활발히 논의중인 ‘디지털SCN사업’은 주목된다. 양 매체의 장점이라 할 수 있는 디지털화된 방송과 전국에 구축된 케이블망을 결합할 경우 새로운 서비스를 통한 새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이는 경쟁사업자간 협력을 전제로 하는 만큼 정부의 중재와 법적 지원도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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