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저렴한 생산능력과 거대한 시장이 유럽의 기술력과 만난다.
중국 제2위의 TV 생산업체인 TCL과 전통의 가전 명가 프랑스 톰슨간 TV 합작회사 설립은 톰슨의 R&D능력과 TCL의 저비용 생산능력 및 내수시장 지배력을 결합한 시너지효과를 일으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설 합작사가 가격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워 중국 컬러TV 시장에서 힘을 기른 후 이를 바탕으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 경우 적잖은 영향을 끼치리란 전망이다. 물론 이들의 공장이 본격 가동되는 내년 후반 이후의 일이다.
◇시너지 창출 가능해져=톰슨은 미국 GE에서 인수한 RCA 브랜드로 미국 시장의 13%를 차지하고 있는 전통의 가전 명가. 유럽식 DTV 등 TV분야의 R&D파워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나 최근 TV 및 DVD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견뎌내지 못해 왔다.
반면 TCL은 거대한 중국 내수시장을 배경으로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 중이지만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기술력이 장애로 지적돼 왔다. 이번 합작사 설립으로 톰슨은 중국내 생산으로 비용을 줄이면서 적자를 떨구고 향후 디지털TV시장에 대한 경쟁력도 갖출 수 있을 전망이다. 톰슨은 유럽과 북미 지역에서 TCL의 판매 대행을 맡으면서 우수한 기술력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톰슨은 50년간 미국에서 생산한 연고를 갖고 있으며 유럽식 DTV에서 강점을 갖고 있다. 또 TCL은 이미 필립스 및 도시바 등 세계적 업체의 TV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공급하고 있다.
◇저가 TV 시장에 파장= TCL과 톰슨의 합작사 설립으로 톰슨 브랜드의 제품이 저렴한 가격에 중국 및 세계 시장에 풀릴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익성이 낮은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저가형 컬러TV 시장에선 톰슨-TCL의 파괴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시장에 밝은 TCL이 톰슨의 브랜드와 기술력을 등에 업고 내수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경우 가격경쟁 위주의 중국 시장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세계 컬러TV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을 가진 TCL이 톰슨의 판매망과 브랜드를 이용해 세계시장 공략을 가속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업계에 미칠 영향은=TCL과 톰슨은 일단 마진이 낮은 일반 컬러TV 시장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현재 PDP나 LCD, 프로젝션TV 등 고부가가치 제품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 업체들과는 당장 같은 시장에서 부딪칠 가능성이 낮다. 그러나 TCL-톰슨 연합군은 중국내 컬러TV시장에서 힘을 얻은 후 컬러TV시장에 이어 디지털TV시장 공세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이에 대비한 장기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톰슨이 가진 TV분야의 기술력과 중국의 저렴한 생산능력을 결합되면 장기적으로 한국 업체에 위협 요소가 될 전망이다. LG전자측은 “부가가치가 낮은 일반 컬러TV 분야의 경쟁은 어차피 불가능하다”며 “장기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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