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폴리머 `한국천하` 온다

내년초 일본 제치고 생산량 1위 등극 예상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한일 주요업체 리튬폴리머 생산량

 한국이 차세대 2차전지로 꼽히는 ‘리튬이온폴리머 전지’ 최강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삼성SDI, LG화학, SKC 등 주요 전지업체들이 공장 증설에 경쟁적으로 나서면서 내년초를 기점으로 세계 1위 일본을 제치고 생산량에서 세계 정상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리튬이온폴리머 전지(LIPB)’의 경우 현재 전체시장의 52%를 점유하고 있는 ‘리튬이온 전지(LIB)’와 동일한 화학적 특성을 갖고 있지만 부피당 에너지밀도가 높아 리튬이온전지를 급속히 대체해나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SDI와 LG화학이 연말까지 LIPB 월 생산량을 각각 100만셀과 30만셀씩 증설키로 함에 따라 국내 LIPB 월 생산량이 685만셀 규모로 급증, 월 700만셀 규모의 일본을 바짝 추격할 것으로 전망된다. 표 참조

 특히 선두업체에 이어 SKC, 코캄엔지니어링 등 후발업체들도 내년 상반기 100만셀 이상의 대규모 증설에 나설 계획이어서 소니를 제외하곤 이렇다 할 증설계획이 없는 일본을 추월하는 것은 시간문제로 여겨지고 있다.

 이처럼 국내업체들이 LIPB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것은 휴대폰 등 각종 모바일기기가 갈수록 다기능화되면서 배터리 수명이 긴 LIPB를 채택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산업자원부가 최근 발간한 ‘2차전지산업 발전전략’에 따르면 지난 2000년 2.2%에 불과했던 LIPB의 시장점유율이 올해 10%대에 육박한 데 이어 2005년에는 14.8%(12억 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LIB 점유율은 52%에서 정체될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SDI 배홍규 상무는 “올들어 일부 휴대폰에 LIPB가 장착되기 시작하면서 물량이 없어서 못팔 정도”라며 “특히 3분기 LIPB 매출이 전분기보다 100%로 신장하며 캐시카우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지연구조합 송명호 국장은 “LIPB가 LIB로 대체되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라며 “급팽창한 국내 휴대폰시장을 발판으로 국내업체들이 LIB에서는 일본에 뒤졌지만 LIPB에서는 앞서가겠다는 전략을 발빠르게 구사한 것이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SKC 관계자는 “국내업체들은 생산량뿐 아니라 제품의 질에서도 일본을 앞서기 시작했다”며 “최근 SKC가 산요, 소니 등 일본의 유수기업을 따돌리고 1억달러에 달하는 미 국방부 물량을 수주한 것은 상징적인 사례”라고 전했다.

 현재 LIPB 가격은 LIB보다 10∼20% 가량 비싸나 공정기술 업그레이드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다 생산량 확대에 따른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경우 머지않아 LIB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