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IPv6 산업 육성

 IPv4가 인터넷 주소체계의 표준으로 처음 도입된 이래 전세계의 인터넷 주소체계는 IPv4로 통일됐다. 이러한 단일 주소체계는 인터넷이 크게 확산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요인중의 하나였다. 하지만 인터넷 이용이 전세계적으로 보편화되고 다양한 관련 서비스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터넷 주소 자원의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제한적인 주소를 제공하는 IPv4의 문제점과 더불어 IP 수요 증가로 인해 IP 주소를 획기적으로 늘려야 한다는 필요성이 발생했다. 해결책으로 IPv6가 제안됐다. 기존 IPv4는 32비트 주소체계로 이뤄져 있는 데 비해 IPv6는 128비트 주소체계여서 4배 더 많은 정보를 수용할 수 있는 차세대 IP다. 또 IPv6는 유니캐스트, 애니캐스트, 멀티캐스트의 3가지 형태로 된 주소에 관한 규칙이 있다.

 IPv6를 도입하면 IPv4 체계의 보안 등 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IPv6를 통해 유무선 통합, 서비스 품질이 개선된 인터넷 전화, 실시간 원격 교육 등 신개념 비즈니스의 창출이 가능하다. 또 IPv6 라우터, TCP/IP 칩 등 신규 장비시장 창출 등의 산업 경제적 파급 효과와 함께 이동성 지원, 보안 강화 등 인터넷 사용자의 환경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미래 정보통신 환경은 모든 전자기기와 주변 사물에 IP가 부여되고, 네트워크가 지능화될 것이다. 언제 어디서나 정보가전, 통신기기, 컴퓨터, 단말기 등 모든 기기뿐만 아니라 컨텐츠, 서비스까지 연결이 되는 유비쿼터스 시대가 열리게 된다.

 IPv6의 도입은 무선통신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전세계 이동통신 가입자는 11억명이며 오는 2007년에는 전세계 인구의 약 30%인 18억명이 휴대폰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휴대폰의 광범위한 보급과 함께 모든 전자기기에 IP가 부여되는 유비쿼터스 네트워크의 도입은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의 사용을 활성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IPv6를 통해 휴대폰이 IP화되면 IP를 기반으로 한 미래의 모든 서비스는 휴대폰을 중심으로 발전될 것이다. 휴대폰이 모든 전자기기의 허브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에 앞서 IPv6의 핵심 기술 개발과 이에 따른 파생 산업의 발전 및 인터넷의 새로운 패러다임 개발을 위해 정부와 기업간의 공조가 필수적이다.

 충분한 IP 자원을 이미 확보한 미국은 차세대 인터넷의 핵심 기술인 IPv6 개발에 소극적인 입장이다. 따라서 우리가 먼저 IPv6 개발에 매진한다면 충분히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특히 IPv4 주소체계에서 충분한 주소 자원을 확보하지 못한 중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긴밀한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는 정보통신부 주도하에 지난 2001년부터 ‘인터넷 신주소 체계 도입을 통한 차세대 인터넷 기반 구축 계획’을 수립, 작년부터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산학 연구에 착수했다.

 우리는 연구 결과를 종합하고 국제 공동협력 체계를 활성화하며 조기에 IPv6 서비스를 도입, 인터넷 강국의 위상을 이어가야 할 것이다. 반가운 것은 최근 정보통신부의 주도로 오는 2007년까지 총 1885억원을 투입하는 ‘차세대 인터넷 강국’을 위한 투자 계획을 수립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학계, 통신사업자, 장비업체들과의 협조를 구체화한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이와 같은 정부의 선도와 함께 통신 업체들은 새로운 개념의 장비와 단말 개발에 힘써 관련 산업의 발전에 활발히 기여해야 한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개발뿐 아니라 IPv6 관련 표준 연구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IPv6 관련 장비 및 솔루션 개발 업체간의 유대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표준 연구 활동을 통해 IPv6 시대에 미리 대비해 현재의 초고속 인터넷과 무선 통신 분야 강국의 위치를 지켜 나아갈 것이다.

◆김운섭 삼성전자 전무 woonsub.kim@samsung.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