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내 대표 IT 기업인 삼성SDI와 삼성전기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DSI가 지난 3분기에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앞으로도 지속 성장이 예상되는 반면, 삼성전기는 삼성카드 지분평가손실 등으로 저조한 수익성을 기록한 데 이어 이런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은 27일 “삼성SDI는 기존 주력 사업인 CRT의 성장성이 위축되는 상황에서도 PDP를 비롯한 TFT LCD 모듈 등의 호조로 인해 지난 3분기에 분기별 사상 최대의 실적을 달성한 데 이어 당분간 성장기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적정주가를 기존 14만5000원에서 15만50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조정 이유로는 PDP와 모바일 디스플레이에 대한 기대가 이전보다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 PDP 판매량이 2분기 대비 40% 증가한 9만600대를 기록하는 등 생산능력 대비 출하량 비율도 75%에 달할 정도로 1개라인 설비 확장후 빠른 적응력을 보였다. 현대증권은 이런 경험이 추가적인 증설 이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또 휴대폰 시장의 회복세와 괘를 같이 하는 모바일 디스플레이의 경우 STN LCD의 출하량이 지난 분기에 전분기 대비 26% 증가하면서 양적인 성장을 보였으며, 고부가 제품인 TFT LCD 매출 비중도 2분기에 비해 6%포인트 증가하는 등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반면 삼성전기는 지난 3분기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으며, 4분기 이후에도 뚜렷한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3분기에 삼성전기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분기 대비 증가했지만 순이익에서는 763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세종증권은 삼성전기가 지분법 평가손을 만드는 삼성카드의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4분기 이후 일부 세트 경기가 회복돼도 낮은 가동률과 공급과잉에 의한 단가 하락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전히 악재가 존재한다고 내다봤다. 하나증권도 “세계 점유율 1위 품목으로 육성하고 있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광픽업 등의 부품 등도 단가하락이 계속돼 향후 마진 개선이 미미할 것”으로 예상했다.
<박지환 기자 daeba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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