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린 하나로통신 주총 후폭풍은?
하나로통신이 AIG컨소시움(지분 39.3%)을 새주인으로 통신시장 ‘새판짜기’의 나섬에 따라 KT·SK텔레콤·LG텔레콤 등 6개 통신주의 주가 흐름에도 지각변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또 통신과는 직접 관련이 없지만 후발사업자들 대상의 추가적인 인수합병(M&A) 작업과 관계되는 삼보컴퓨터·하이닉스반도체·LG(주) 등도 후속 영향권에 이미 든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개선장군’격인 SK텔레콤의 주가가 현재 흐름에서도 보이듯 가장 큰 긍정효과를 누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작 하나로통신 자체는 단기적 유동성 위기 극복이라는 극적인 재료가 이미 현주가에 대부분 반영됐을 뿐더러 주총 반대세력으로부터의 일부 매도공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맹점을 안고 있다. 22일 LG투자증권이 장초반부터 매물을 쏟아내기 시작한 것도 비슷한 맥락인 것으로 풀이된다.
◇데이콤, LG텔레콤 주가 ‘험로’ 예상=사실상 패배자 입장인 데이콤과 LG텔레콤은 향후 LG그룹 통신사업의 줄기가 드러나기 전까지는 뚜렷한 주가반등이 힘겨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데이콤은 대규모 부채문제 해결책이 막막해진 데다 하나로통신과의 합병시너지 기대감마저 박탈되면서 주가저지선 확보가 당장 급하게 됐다. 한동안 저가매력 때문에 올랐던 상승분을 이미 다 반납했으며, 다시 사상 최저가 붕괴에 임박해있는 현주가가 이를 말해준다.
LG텔레콤 또한 내년 번호이동성 실시라는 제한적인 긍정성만 남았을 뿐 LG그룹 통신3강 형성의 주체라는 재료는 완전히 상실한 데서 오는 악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KT와 KTF에는 아주 미미하거나 중립적 영향=LG와 하나로통신의 두루넷 쟁탈전이 남아있긴 하지만 향후 통신 대립구도는 KT대 SK텔레콤-하나로통신 연합군의 2강 대결로 압축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KT가 이번 하나로통신 여파로 입게될 영향은 ‘상대측의 세결집’이라는 심리적 압박만 강해졌을 뿐 직접적 피해는 없다는 것이 정설로 통한다. 최근 보이고 있는 주가 약세는 이번 영향보다는 단기간내 20% 가량 급등한 데 따른 숨고르기의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KTF도 KT라는 확실한 우산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직접 주가에 작용할 악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두루넷, 온세통신 ‘러브콜’에 따른 관련주 관심=지난 15일 박병무 뉴브리지캐피털코리아 사장은 “하나로통신으로선 데이콤과의 합병보다는 당장 시너지가 날수 있는 두루넷, 온세통신의 M&A가 더 시급한 고려사항이라고 본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두루넷의 최대 주주인 삼보컴퓨터와 온세통신의 최대 주주인 하이닉스반도체는 각각의 보유지분에 대한 매력을 한껏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두루넷의 경우 LG그룹과 하나로통신간의 또 한차례 인수 혈전이 불가피하게 됐다는 점에서 삼보컴퓨터가 얻게될 가격협상 메리트가 더욱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LG(주)는 설사 LG그룹이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을 장악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결과적으로 하나로통신, 데이콤 부실에 대한 자금지원의 부담은 떨친 셈이 되므로 오히려 주주이익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